사실 에쿠니 가오리가 쓴 이야기들은 참 사소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어떤 것이다. 개똥벌레의 불빛같다고 할까? 희미하게 밝혔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밝게 빛나지만 만져보면 서늘한, 먼데서 보이는 불빛같은...
일본에 있는 동생이 원서로 읽어본 후, 재미있다는 촌평을 날려왔다. 문학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동생이 '재미있다'고 해서 더 기대가 된다. 여전히 슬픈의 언저리를 더듬거리는 이야기들. 그녀는 항상 잔치는 끝나고 끝없는 고독이 펼쳐질 그 문앞에서 머뭇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지독하리만큼,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내가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는 것은, 그렇게 쓸쓸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녀의 상상력의 근본이 '동화'에 있기 때문인 듯 하다. ever after라는 동화의 너그러움이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