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플라스는 <마지막 거인>을 그린 작가다. 그 책은 책은 이 책에 비하면 정말 상상력의 발가락 끝만 살짝 보여준 정도다.  <아마조네스의 나라에서 북소리 사막까지>, <에스메랄다 산에서 인디고 섬까지>,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제목 외우기도 힘들고, 뭐라고 설명하기도 참 힘들지만, 참 멋진 책이다. 전세계의 신화를 자기 나름대로 녹여서 가상의 민속지를 만든 깊이와 넓이가 참 대단하다 싶다. 아마도, 마르코폴로가 감옥에서 자신이 본 동양을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의 가슴이 이렇게 두근거렸을 것이다.

대인지뢰의 피해를 알리는 그림책. 일종의 캠페인성 그림책이지만, 요 쇼메이의 그림이 너무 아름답다. 아마 평화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요 쇼메이가 그린 푸른 초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책을 읽으면서, 우리 나라 역시 대인 지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인간은 끝났다고 믿었지만,  땅속에 파묻힌 지뢰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원서나 한국어 번역본이나 참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책 뒤에 꼼꼼하게 붙은 해설은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에게 꼭 설명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어린 아이들이다. 참 가슴 아픈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창작부분에 당선된 작품이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이야기 자체는 무척 무겁다. 초등학교 고학년도 읽기에는 버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이해해야할 역사적 사실이 만만치 않기 때문. 중학교 이상을 위한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청년들이 총을 드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면서, 죽음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이 목사, 젊은 혈기로 세상의 불의에 부딪친 야학 교사들, 그 사이에서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우리 아동문학작품은 '1980년 광주'를 이 정도로 정면으로 다룬 작품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이케다 아키코의 와치필드 시리즈가 번역되었다. 다얀(이스라엘의 다얀 장군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눈이 다얀 장군처럼 생겼다나) 이라는 고양이가 와치필드라는 판타지 공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다얀이 꼭 주인공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그림책보다 캐릭터 상품이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 따뜻하고 귀엽다. 이야기 자체의 재미보다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 있는 시리즈. 사실, 아이들보다는 20~30대 여성들에게 더 호응을 받고 있는 시리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