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3번이나 만들어진 작품. 어설프게 영화를 기억하게 있는 사람이라면 원작도 신파가 아닐까 우려할지 모른다. 원작은 영화와는 아주 다르다. 아이가 어쩌면 이렇게 세상을 단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가난 속에서도 올바르게 살려고 하는 윤복이의 노력이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기를 엮은 책인데, 책을 읽어보니 일기라기 보다는 선생님에게 자신의 생활을 설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이 일기를 읽고나면 그들의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할 듯. 미리 말해주면 엄마와 순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윤복이네 집 형제들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일기를 쓴 사람은 39의 나이로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과로로 인한 간암이란다. 여러가지 상념이 들게하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던 책이다. 외서매장에서 보고 무슨 책이지? 헬로 워크? 하면서 지나쳤는데 번역이 되었다. 13세.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을 위한 일종의 진로 가이드인데, 일단 소개되는 직업이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를 실무적으로 가르쳐 준다.

이를테만 이런 식이다. 여행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은 없을까? 대답은 여행작가다. 그럼 어떻게 여행작가가 되느냐. 잡지를 통해 데뷔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그런데 무라카미 류는 다음에 이렇게 조언한다. 여행작가로 먹고 살려면 출판사 편집인들과 안면이 있어야 한다. 왜냐 잡지 원고료로는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작가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려면 책의 인세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걸작이다. 이미 직업을 가진 나는 각 직업군 뒤에 실린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일을 해온 류의 경험이 녹아있는 각 직업에 대한 그의 조언이 꽤 적절하다.

2권이 나왔다. 분량이 500페이지가 넘는다. 모두 4권이나 어린이를 위한 세계사 중에서는 제일 방대하고 자세한 책이 될 것이다. 장장 2000페이지가 넘으지 지금까지 나온 해리포터 시리즈를 전부 합친 양 정도다. 저자인 수잔 바우어 교수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배워 대학에 진학했고, 자신의 자녀도 직접 가르치고 있다. 홈스쿨의 경험자라서 그런지 설명이 참 쉽고 재미있다. 충분히 깊이와 넓이가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마치 옛날이야기라도 듣는듯-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리고 딱딱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신화나 전설, 민담 같은 것도 수록해 상식이 굉장히 풍부해진다.

물론, 책에 대해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서양애들은 지들 역사에 '세계사'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일까? 서양역사도 뜯어보면 서유럽과 미국의 역사뿐이다. 그나마 유럽에서도 못사는 이베리아 반도나 동유럽, 그리고 주류에 끼어들지 못하고 저홀로 잘하는 피요르드 해안의 나라들의 역사는 나오지도 않는다. -_- 그것은 이 책만의 과실은 아니다. 우리의 세계사 교과서 속에서도 들어있지 않으니 이 책만 그 죄를 묻는다면 그야말로 이 책에게는 억울한 일일 것이다. 뭐, 이렇게 궁시렁거리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참 좋아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이만큼 잘 쓴 세계사는 드물다.

외국에서는 그림책이 베스트나 스테디셀러가 되면 파생상품이 참 많이 나온다. 사계절에서 나온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특별한정 아이템이다. 미니북과 똥을 머리에 얹은 두더지 인형. 가물거리는 기억에 이 그림책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다시 우리나라에 나오게 되었다.

인형 자체의 품질이 훌륭하다. 어설픈 중국산이 판을 치는 지금 이 두더지 인형은 특별주문생산된 제품으로 안전성 문제 때문에 단 한 곳의 인형공장에서 꼼꼼하게 만들어낸다. 쥐었을 때 촉감도 좋고, 더러워져도 빨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또, 미니북도 활용도가 높다. 어디든 들고나닐 수 있는 사이즈고, 아이들이 보기에는 미니북이 더 편하니까. 내게 조카가 있다면 어린이날 선물로 꼭 주고 싶다.

E.B 화이트의 책은 미국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 권 이상 읽을 이른바 국민 동화책이다. 이 <스튜어트 리틀>을 비롯해, <샬롯의 거미줄>, <백조의 트럼펫>의 대표적인 작품. <스튜어트 리틀>은 동명 영화로 먼저 한국에 알려졌다.

원작은 영화보다 더 과격하다. 영화에서는 리틀 부부가 고아원에서 스튜어트 리틀을 입양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원작에서는 리틀 부부가 5cm짜리 쥐를 낳는 것으로 되어 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쥐를 낳다니... 하지만 이 부부는 태연하다. 스튜어트가 작은 몸으로 이런저런 모험을 하는 이야기인데, 끝부분이 조금 허망하다는 느낌. 뭔가 맺어지거나 정리되는 결론이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동화는 결말이 주로 닫혀있는 편인데 이 동화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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