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공부는 많이 그려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좋은 작품을 많이 보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명화를 많이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명화전도 많이 가고, 아이들을 위한 명화집도 많이 구입해서 보여주지요. 하지만 아이들용으로 나온 명화집을 곰곰히 뜯어보면 전부 서양화, 그것도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으로 가득합니다.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상상력을 표현한 수없는 좋은 작품 중에 극히 일부분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상식이 아니라 그림을 즐기고, 직접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명화화집보다는 그림책을 읽는 것이 더 좋습다. 그림책의 그림은 예술작품으로도 완성도가 높으며 다양한 표현기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에는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미술기법에서, 유화, 파스텔화, 연필화, 목탄화, 판화, 한국화, 세밀화 등 온갖 미술기법이 펼쳐집니다.

아이들도 직접 따라할 수 있는 재미있는 미술활동을 보여주는 책으로는 아래 다섯 권이 있습니다. 물론 이만큼 잘 그리긴 어렵지만 기본적인 기법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것들입니다. 아마 그림을 보시면 금방 아실겁니다.

 

 

 

<까만 크레파스>는 크레파스를 이용한 스크레치 기법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아마 그림만 보시면 금방 아실 겁니다.  색색 크레파스로 흰도화지를 메우고, 까만 크레파스로 덮은 다음 샤프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 말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나면 크레파스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이 그림책 속의 불꽃놀이 스크레치 작품은 굉장히 이뻐요. 스크레치 기법의 좋은 점은 크레파스로 색칠을 하면서 다양한 색감을 익힐 수 있고, 여러번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지요. 까만 화면을 살살 긁어내면 화려한 색깔이 쏘옥 나타나는 마술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림책에서 흔히 사용되는 콜라쥬 기법. 이 기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그림책이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와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그리고 단행본으로는 아직 번역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주로 외서로 그 그림을 접하는 에릭 칼의 그림책들입니다. 콜라주는 다양한 재료를 붙여서 만드는 기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아이들 그림책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서로 다른 느낌의 재질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독특하지요. 에릭 칼의 경우는 콜라주를 할 종이를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원하는 색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지요. 심스 태백 같은 경우는 주변에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사용합니다. 단추, 신문지, 광고지, 과자상자 등 그림을 꼼꼼히 뜯어보면 별것별것이 다 있어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도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지요. 그림 속에서 온갖 물건들이 동동 떠다니는 이질감이 있다고 할까요?  콜라주도 잘 만들기는 무척 어렵지만, 주변에 있는 종이로 재미있게 해볼 수 있는 활동입니다. 굳이 색색 종이를 살 필요없이 매일 신문에 끼워지는 광고지를 이용해서도 재미있는 콜라주 작품을 만들 수 있지요. 그밖에도 콜라주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는 레오 리오니를 꼽을 수 있겠네요.

 <손바닥 동물원>은 손바닥과 손가락에 물감을 바르고 그것을 도화지에 찍어서 만든 그림책입니다. <손바닥 놀이공원>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기법 역시 똑같지요. 이와 비슷한 작품으로는 에드 앰벌리의 <손도장으로 그리는 세상> 등이 있구요. 손바닥, 발바닥을 이요해도 좋고, 당근이나 감자, 야채같은 것을 파서 찍어 보아도 재미있을 겁니다. 이 찍기 놀이는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킬 수 있지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물로 보이니까요.

스크레치, 콜라주, 손바닥 찍기 같은 것은 아주 어린 아이라도 재미있게 참가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재료도 구하기 쉽고, 테크닉 자체가 어렵지 않으므로 그림을 잘 못그린다고 생각하는 엄마도 부담없이 아이와 함께 활동을 할 수 있지요. 책들은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기 때문에 그림책도 읽고 미술 활동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은 연필과 목탄, 펜등 단색을 사용해 그린 작품들입니다. 흑백그림이지만 소재의 섬세한 사용이 온갖 색채를 사용한 그림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지요. 저는 사진도 칼라사진보다는 말간 느낌의 흑백사진을 더 좋아합니다. 오히려 한가지 소재로 그린 그림이 더 사실적이지요.

 

 

 

 

동양화의 기법을 사용한 그림책도 많지요.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은 민화 느낌이 강하고요, <만희네 집은> 수묵채색화 느낌입니다.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간다>는 중국 작가가 그린 수채화인데요. 색의 농담으로 표현한 점이 부드럽고 동양적인 느낌입니다.

그림에 중점을 두고 볼만한 그림책으로는 다음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먼저 다이앤 딜론과 레오 딜론의 그림책들입니다.

작년에만 이들 부부의 책이 3권이나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들 부부의 그림책은 그림에서 압도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의 경우 전세계 그림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냈습니다. 일본풍 그림, 중국풍 그림, 중세풍 그림, 고딕풍 그림, 이집트 벽화풍 그림 등이 모두 한 권에 다 들어 있답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는 마치 에어브러쉬로 그린듯한 색입자가 화사하게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작은 기차>와 <북쪽나라 자장가>는 주로 잠자리 그림책으로 읽히는데요 포근하고 환상적인 화면이 일품입니다. 사람이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릴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 느껴진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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