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서울도서전에 가서 황금가치에 '스티븐 킹'이 새롭게 번역된다는 말에 가슴이 설렜는데, 이제 책이 나왔다. 스티븐 킹은 참 꾸준하게 번역이 되긴 했지만, 제대로된 번역도 없고 수명도 그지없이 짧았다. 스티븐 킹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소수의 팬에게만 사랑받는 불운의 작가.
나도 <사계 Different Seasons>를 읽기까지는 공포물이나 호러물을 잘쓰는 그저그런 대중작가인줄 알았다. 하지만, <사계> 중 여름편인 '파멸의 시나리오'를 읽고서는 그가 대단히 글을 잘 쓰고, 인간과 사회를 통찰하는 정말 제대로된 작가임을 뒤늦게 깨닫고 이런 저런 작품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물론, '파멸의 시나리오'만큼 감탄할만한 작품은 <샤이닝>과 <캐리> 정도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전집이 나온다니 기쁘기 그지없다. 정말. '파멸의 시나리오'는 읽고나서 일주일은 밤잠을 설쳤다. 얼음송곳으로 심장을 툭툭 건드리는 듯한 작품이었다. '파멸의 시나리오'는 <미드나이트 시즌>(내가 처음으로 읽는 <사계>라는 책은 해적판으로 지금은 구할 수 없다. ㅠㅠ 정말 그때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고 싶었다)이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