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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 -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호감받는 말기술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1년 8월
평점 :
나도 한때는 말을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또 그만큼 말로 호감을 사곤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내 말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렇게 매력으로 통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너무 많은 말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재석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야말로 국민MC이자 나 역시도 아주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그의 화법에 배워보고 싶었다.
사실 유재석보다 더 재치있는 말을 하거나 순발력이 좋은 방송인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2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변함없이 꾸준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진심으로 경청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 아닐까? 이동진 평론가는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유재석을 두고 '온 세상을 담아내는 바르고 유쾌한 귀' 라고 평했다. 그만큼 그는 잘 듣는 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유재석의 대화 특징으로 공감과 경청을 꼽았다.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진실되게 집중하면서 반응해주는 모습과 진심으로 공감하는 그의 말과 태도에서 상대방은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와 대화가 잘통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깊게 공감하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공감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각자 본인들의 생각이 가득차있고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공감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공감능력은 연습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상대방의 마음 상상하기, 타인의 상황에 나를 대입하기, 내가 남에게 끼칠 영향을 상상하기, 진심으로 감사하고 대화 상대자를 조건 없이 응원하기. 그 방법들만 놓고 보면 어려울 것이 없을 것 같지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실천해보기는 막막하니 한번에 하나씩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나 역시도 진심으로 공감하는 기술이 생길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방송을 진행하던 시절에 유재석은 일반인들에게 그들의 말을 쉽게 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한다. 하지만 그 역시도 그 방면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김용만을 가까이서 보면서 배워 지금처럼 누구를 상대로도 그들의 진심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 역시도 유재석을 롤모델로 삼아 조금씩 그렇게 발전해가고싶다.
그렇다고해서 유재석이 그저 잘 듣는 것만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칭찬을 통해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 줄 안다. 형식적이고 흔한 칭찬이 아니라 끝없는 감탄과 구체적인 칭찬을 해야만한다. 유재석과 함께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유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갖게 되는데 그것은 억지로 꾸며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에서 유재석이 관찰하고 그것을 구체적이고 끝없는 칭찬으로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만든다. 물론 칭찬을 받은 당사자 역시 그 칭찬으로 인하여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 매력을 더 상승시키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비난은 참되 칭찬을 참지 말자는 신조로 살아가고 있지만 유재석처럼 참신하거나 독특한 칭찬을 하기는 쉽지 않다. 상대방을 아주 세심하게 지켜봐야 나올 수 있는 그런 부분 역시 그의 말하기 기술이 아닐까?
또한 유재석은 칭찬뿐 아니라 질문을 할때도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든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예의바르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하는 그에게 어떻게 호감을 가지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재석이라면~ 하고 믿고 그의 방송에 나오는데에는 그런 질문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사는 대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그에 관련된 책 역시 지금까지 수없이 나왔고 여러 매체에서도 끝없이 나오지만 그걸 실제로 전부 실천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책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어도 막상 대화에 들어가면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무도 초창기때부터 팬이었고 그만큼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를 많이 봤으며 특히나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일반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내용은 꽤나 집중해서 여러번 보곤했다. 그러면서 그의 말에 감탄하며 공감할때나 많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예시들이 장면장면으로 선명하게 떠올라 마음에 차곡차곡 잘 저장되었으니 이제 실천만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