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물리학 -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정한 물리학,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원래 화학을 좋아했었던 저자는 화학의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이 어디서 왔는지 그 기원을 알고자 물리학을 선택, 공부했다고 한다.

 

()서 사과파이를 만든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먼저 우주를 만들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큐멘터리이자 책,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이 한 말이다.

저자 해리 클리프는 궁극적인 사과파이 조리법을 알기 위해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 책은 사과파이로 시작하여 물질의 기원을 파헤친다. 입자물리학의 150여 년 변천사와 더불어 실험실과 천문관측소를 찾아다닌다. 사과파이를 만들기 위해 부엌으로 향하는게 아니고 실험실과 천문관측소에 간다는 문장이 시선을 끈다.

 

저자 해리 클리프는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 교수이며 실험물리학자이면서 입자물리학의 권위자이다. 2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LHC(Large Hadron Collider) 실험 프로젝트 멤버가 된다. 물질의 기원을 파헤치는 일은 자연의 근본 구성요소와 그들의 출처를 밝히고 그로부터 우주를 만든 '조리법'을 알기 위한 지적 여정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 포기했던 물리학에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한마디였다.

 

1장의 기본 조리법은 사과파이 구성요소부터 분석하기다. 1801년에 존 돌턴의 원자론이 등장하면서 원자 단위의 탐색이 시작되었다. 100년 동안 숱한 논쟁이 있었지만 아인슈타인에 의해 정설로 굳어졌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과파이 82번 자르면 원자 크기에 도달한다. 원자의 비밀이 밝혀진 것은 어니스트 러더퍼드 덕분이다. 그는 원자가 '작은 태양계' 같고 원자에는 원자핵이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수십억 년 전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의 75%는 수소이고 나머지는 헬륨이다. 우리는 빅뱅과 별의 후손이다.

지난 500년 동안 물리학은 환원주의에 입각한 자연현상을 설명해왔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빅뱅 후 1조분의 1'

 

완전한 무()의 상태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수소, 산소, 탄소 같은 원소부터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개개의 원소들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야 한다. <p39>

 

 

꽃가루 알갱이 안에서 작은 입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꽃가루분자가 살아 있는 생 명체라고 주장도 있었고 근처를 지나가는 마차 때문에 흔들릴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완벽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브라운 운동으로 알려진 이 현상은 거의 30년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1860년 대에 두 명의 과학자가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혹시 꽃가루 입자가 물 분자에게 계속 얻어맞아서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물 분자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을 동원해도 볼 수 없지만, 물 분자가 큰 물체와 여러 번 부딪히면서 나타난 결과는 관측 가능할 수도 있다. <p59>

 

전자와 원자핵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수소와 탄소, 그리고 산소 원자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p93>

 

 

사과파이의 구성성분 목록이 줄어들었다. 그냥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짧아졌다. 처음에는 긴 원소 목록(산소, 탄소, 수소,나트륨, 질소, , 칼슘, 염소, 철 등등....)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전자와 위쿼크, 그리고 아래쿼크 세 개로 축약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결합하려면 전지가력과 강력이 필요하고 이 힘들이 제대로 작용하려면 매개 입자가 필요하므로 기본 입자 목록은 광자와 글루온을 포함해서 모두 5개이다. 사과파이를 비롯한 모든 물질이 단 5종류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니. 이 정도면 상당히 경제적인 편이다.<p256>

 

미래의 전망은 "대체로 맑음"이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새로운 중력파 관측소와 (지구와 우주에 설치될) 최신 천체망원경, 지하 암흑물질 관측소, 초대형 뉴트리노 관측소 등이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이 무엇을 발견할지는 알 수 없지만(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실험물리학은 '탐험' 이다!) 분명히 놀라운 결과가 얻어질 것이다. 그리고 입자물리학 분야에서도 LHC는 향후 10년 동안 건재할 것이므로, 수천 명의 물리학자 들이 수조 x 수조 개의 데이터를 일일이 분석하다 보면 진실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실마리가 발견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p450>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물리학을 사과파이로 시작하니 어떠한 과학도서보다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하지만 어려운 건 사실이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내려갈 수 있을 정도이다.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 학문은 아니다. 누구든 알아야 하는 기초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인내심으로 읽어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