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노회찬 외 지음 / 꾸리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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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회찬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에 즈음하여 출판한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 볼까말까 하다가 봤다. 또한 인터뷰로 진행되는 책에 대해 뭐 그냥 밋밋할 것이란 선입견도 있었다. 

난 출판기념회에도 갔고 저자 사인도 받아봤다. 출판기념회에는 거의 끝무렵에 가서 제대로 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처음으로 그런 곳에 한 번 가봤다. 너무 늦게 간 것이 무척 아쉽단 생각이 든다. 어떤 얘기를 했을까? 지금도 조금 궁금하다. 책을 읽지 않고 갔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책은 생각보다 무척 진지하다. 그냥 설렁설렁한 책이 아니다. 서울 시장 출마와 무관하게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노회찬 대표의 많은 고민들을 엿봤다. 지금 진보라는 말은 한국에서 아웃사이더와 같은 수준의 말이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도 진보신당의 가치를 꿋꿋하게 밀고 가고자 하는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권을 잡아봐야 뭐라도 한 번 해 볼텐데, 줄 사람은 거의  없고, 그러다 보니 뭘 하겠다고 아무리 얘길해봐야 먹히지도 않고, 우울해 지고 낙담도 할 만한데,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이런 상황에 대한 책임을 국민에게서 찾지 않고 본인에서 찾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많은 신뢰를 갖게 된다. 

아무래도 한 30년 정도는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회찬 대표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열매는 한 30년 후에 열릴 것이다. 누가 먹을 지도 모르는 열매를 위해서 씨앗을 뿌리는 행동에서 만족을 느껴야 할 것 같다.

홍기빈 선생의 인터뷰를 가장 먼저 읽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분이었으니깐, 그런데 지금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사람은 김어준 선생이다. 김어준 VS 노회찬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김어준의 현실성이지 않을까 한다. 김어준씨의 말은 우스개같으면서도 확실히 찌르는 맛이 있다. 하하.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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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도 계급이 있는가 - 유전자 정치와 영국의 우생학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3
염운옥 지음 / 책세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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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이란 것은 그냥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그것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들과 진행과정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책에서는 너무 역사적인 과정과 인물 또는 단체의 행위에 포커스를 두다 보니 조금 정신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지겹기도 했단 생각이 든다. 우생학이란 것이 비학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역사적인 사건 위주로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보여진다.  

국가차원에서의 우생학적 행위는 지금은 많이 지양됐지만 개인차원에선 아직도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고 그냥 당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태아의 성별 감별부터..태어나기도 전부터 많은 조사를 받아야만 하는 인간이 됐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이렇게 귀중하게 태어난 인간을 부모의 소득 수준 또는 계급에 따라 재단하고 그 틀에 가두려고 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가두면서 하는 얘기는 모두 개인책임이라고 한다. 과연 개인 책임인가. 양극화를 더욱 첨예화시키는 상황을 만들면서... 유전적 우생학은 아니지만 사회적 우생학은 인류가 있는 동안 계속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걸 지양할 때 인류는 한단계 성숙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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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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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 2가지 요령이 있을 것 같다. 잘 한다고 칭찬하기와 부족한 점을 꼭 찝어서 비판하기. 오웰은 후자의 요령으로 사회주의를 지키고자 애를 쓴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1부 보단 2부가 좀 더 재밌게 읽혔다. 파시즘으로 치닫는 사회에서 그걸 막아보는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강화해야 함에도 일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서 사회주의쪽에 가까운 사람을 파시즘으로 쫓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이 비판을 한국을 비롯한 사회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 한 곳의 사회주의자는 깊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계급구분에 따른 투쟁은 양대 계급 이외의 사람을 오히려 자본가쪽으로 모는 경향이 있다. 계급 구분은 생각만큼 명확하지 않다. 너무 강하게 계급 투쟁에 매이다 보면 역풍이 불 수 있다. 차라리 "정의"(억압받는 자는 옳고, 억합하는 자는 그르다. 언제나)를 내세우는 것이 중산층을 쫓지 않는 방안으로 생각된다. 오웰도 말했듯이 "정의"와 "자유"(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라는 명확한 원칙을 견지하며 일반인의 방식(생활방식, 습성, 언어)을 좀 더 많이 수용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사회주의로 이끌 수 있다. 최소한 최악의 지경(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갖게 됨)에는 이르게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오웰은 한국의 진보정당인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도 들어야 할 말을 이미 했다. 작은 차이로 인해서 대의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은 진보라는 사상이 오웰이 걱정한 것만큼 그렇게 퍼져본 적도 없지 않은가. 아직 제대로 씨도 못 뿌려본 상황에서 잘 못 된 씨앗이라고 하며 파종 자체를 방치하는, 세칭 진보주의자는 진보주의에 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웰은 진정으로 피억압인에게 사과하고자 했었다. 그래서 사회의 가장 억압받는 사람과 함께 하고자 방랑의 시간도 보냈다. 그의 책이 좀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오웰의 그 삶 자체였다고 생각된다. 오웰의 나머지 작품을 올 해 꼭 일독해보고 싶단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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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탈을 쓴 자본주의
정승현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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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많이 팔리진 못 했다. 조금 아쉽다. 독자의 입장에서 왜 그런가를 조금 생각해 보면 제목에 대한 내용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 전반부에 많이 나와 있는데 그 내용은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굳이 이 제목의 책에 있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부르주아 경제학이 학문의 영역을 벗어나서 종교의 영역으로 간 점을 더 깊이 파고 들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피터드러커의 엉성한 이론을 비판한 점은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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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는 춤춘다 -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의 역사 책세상 루트 10
홍기빈 지음, 김인하 그림 / 책세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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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를 누구나 어느 정도는 하고 있다. 그래서 대개 소유하면 명확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책을 보면서 그게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소유의 두 극단-절대적인 사적 소유와 공동체 소유-사이 어딘가 우리의 소유가 숨어 있다. 

소유를 철학적 개념으로만 다툰다면야 큰 문제는 없겠지만 이게 현실에 접합이 되는 순간 난리가 나게 된다. 그 난리의 평정자는 역시 기득권 세력일 수밖엔 없어보인다. 소유라는 것을 현실에서 유효하게 설정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에 근거를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법과 제도 이전에 이미 그 권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법과 제도에 반영을 시킬 뿐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정의들이 있는 데 그 중 하나로 사적소유권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있다. 공공기관을 사영화 시키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라 생각된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의 관료들이 해 보려다가 빨갱이로 몰린 정책인 민유국영화론이었다. 국유민영화는 많이 들어봤는데 그것을 뒤집어 본 것은 처음 들어봤다. 민유국영화가 현실적으로 무척 매력적으로 보인다. 

사실 완벽한 내 것이 있나부터가 난 의문이다. 정말 내 것이 있을 수 있을까? 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점유하는 정도일 뿐인데, 지금 점유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할 지, 그럴 가치가 있나 모르겠다. 유한한 존재가 영원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분란의 근원일 뿐이란 생각이다. 

가끔 딸 아이랑 놀이터엘 간다. 가면 꼭 다른 애들 것을 갖고 놀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냥 갖고 노는 데 대개는 제지당하진 않는다. 간혹 끝까지 안 주는 애들도 있긴하다. 정말 잠깐 갖고 놀다가 바로 실증을 낸다. 난 그 때 이런 생각을 한다. 저게 우리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우리 것이면 저걸 들고 다녀야 하니깐. 우리에게 대다수의 사물이나 무형적 권리의 소유가 불편해 지는 그날이 오길 바래본다. 

홍기빈 선생님의 책(번역, 저작)을 이젠 거의 다 읽어본 것 같다. 물론 읽은 책에 대해 다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 봐야 할 책이 있다고 많이 느껴진다.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자론론을 넘어서(백의)였다. 그 책이 지금 생각해 봐도 가장 재미가 있었다. 레보위츠라는 분의 책을 그 후로 한 권 더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거대한 전환과 권력 자본론도 무척 재미가 있었다. 권력 자본론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책 후미에 보면 추천서적이 있는데 그런 책도 몇 권 더 봤다. 이런 점이 무척 좋았다. 다음 책을 자연스럽게 정해줘서 말이다. 홍기빈 선생님의 앞으로의 책에 대해서도 계속 보고 싶다. 좋은 책을 추천, 번역하고 써 주신 것에 대해 무척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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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2009-12-1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데 구입을 약간 망설였지만. 나의 오만이었다. 애들에게 좋은 것은 어른에게도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