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는 춤춘다 -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의 역사 책세상 루트 10
홍기빈 지음, 김인하 그림 / 책세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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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를 누구나 어느 정도는 하고 있다. 그래서 대개 소유하면 명확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책을 보면서 그게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소유의 두 극단-절대적인 사적 소유와 공동체 소유-사이 어딘가 우리의 소유가 숨어 있다. 

소유를 철학적 개념으로만 다툰다면야 큰 문제는 없겠지만 이게 현실에 접합이 되는 순간 난리가 나게 된다. 그 난리의 평정자는 역시 기득권 세력일 수밖엔 없어보인다. 소유라는 것을 현실에서 유효하게 설정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에 근거를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법과 제도 이전에 이미 그 권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법과 제도에 반영을 시킬 뿐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정의들이 있는 데 그 중 하나로 사적소유권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있다. 공공기관을 사영화 시키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라 생각된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의 관료들이 해 보려다가 빨갱이로 몰린 정책인 민유국영화론이었다. 국유민영화는 많이 들어봤는데 그것을 뒤집어 본 것은 처음 들어봤다. 민유국영화가 현실적으로 무척 매력적으로 보인다. 

사실 완벽한 내 것이 있나부터가 난 의문이다. 정말 내 것이 있을 수 있을까? 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점유하는 정도일 뿐인데, 지금 점유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할 지, 그럴 가치가 있나 모르겠다. 유한한 존재가 영원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분란의 근원일 뿐이란 생각이다. 

가끔 딸 아이랑 놀이터엘 간다. 가면 꼭 다른 애들 것을 갖고 놀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냥 갖고 노는 데 대개는 제지당하진 않는다. 간혹 끝까지 안 주는 애들도 있긴하다. 정말 잠깐 갖고 놀다가 바로 실증을 낸다. 난 그 때 이런 생각을 한다. 저게 우리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우리 것이면 저걸 들고 다녀야 하니깐. 우리에게 대다수의 사물이나 무형적 권리의 소유가 불편해 지는 그날이 오길 바래본다. 

홍기빈 선생님의 책(번역, 저작)을 이젠 거의 다 읽어본 것 같다. 물론 읽은 책에 대해 다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 봐야 할 책이 있다고 많이 느껴진다.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자론론을 넘어서(백의)였다. 그 책이 지금 생각해 봐도 가장 재미가 있었다. 레보위츠라는 분의 책을 그 후로 한 권 더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거대한 전환과 권력 자본론도 무척 재미가 있었다. 권력 자본론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책 후미에 보면 추천서적이 있는데 그런 책도 몇 권 더 봤다. 이런 점이 무척 좋았다. 다음 책을 자연스럽게 정해줘서 말이다. 홍기빈 선생님의 앞으로의 책에 대해서도 계속 보고 싶다. 좋은 책을 추천, 번역하고 써 주신 것에 대해 무척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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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2009-12-1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데 구입을 약간 망설였지만. 나의 오만이었다. 애들에게 좋은 것은 어른에게도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