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국부론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5
김수행 지음, 아담 스미스 원작 / 두리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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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이 집에도 떡 하니 있다. 예전에 동아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샀는데 지금은 없고 비봉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다시 사서 잘 갖고 있다. 고전이라고 불리우는 책이 받는 대접의 전형을 내가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는 꼭 읽어야지 하면서도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양의 방대함과 난해함으로 시작하기가 쉽지가 않다. 시작하기 전에 좀 미리 약도를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보게 됐다. 

아담 스미스하면 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는 손 하면 아담 스미스라는 반공식만을 알고 있는데, 실은 보이지 않는 손이란 표현은 국부론에 단 한 번 언급이 되고 있다. 그 두꺼운 책에 단 한 번 언급된 것을 그 책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속류 경제학은 아담 스미스를 모독하는 짓이라 생각된다. 아담 스미스는 가치의 실체를 노동임을 찾을 정도로 과학적 노력을 펼쳤다. 그래서 국부론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국부론의 내용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비판도 한다. 물론 맑스적 입장에서 비판이다. 그런 비판이 없다면 이 책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비판적으로 책을 읽으라고도 하지만 비판적으로 책을 쓰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보면서 국부론뿐 아니라 맑스를 공부하면서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을 보다 깊게 알게 된 점이 내겐 더 중요했다. 

아담 스미스는 끝까지 노동가치설을 일관되게 주장하지는 못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으로 인해 리카도와 맑스에 이르러 드디어 노동가치설은 더욱 정교한 이론체계를 갖추게 됐다. 아담 스미스의 적자가 맑스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 하지만, 아담 스미스의 노력이 없었다면 맑스의 자본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담 스미스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끝으로 책 제목에 "청소년"이란 말이 들어갔는데, 시리즈로 기획이 되서 "청소년"이 들어간 것 같다. 그런데 청소년이 보기에는 약간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성인에게 더욱 적합한 책이라 생각된다. 청소년에게 좋은 것은 성인에게도 좋을 수밖에 없다. 

국부론을 한 번 보긴 봐야 하는데 언제가 될 지는 기약하기가 좀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책을 쓰신 김수행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좋은 책의 출판과 강의를 많이 해 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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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선언 -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김예슬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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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씨의 선언에 대해 언론의 작은 보도를 접하긴 했다.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잘 한 결정이라고만 생각했다. 끝도 없는 줄세우기에서 한 발 벗어난 좋은 결정이라 생각했다. 

책을 통해서 많은 고뇌를 한 결과였음을 더 알게 됐다. 하긴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 소위 부모산성을 넘기도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모두 넘어설 만큼 많은 고민의 결정이므로 난 이 결정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다. 

책의 내용은 아주 특별한 것은 없다. 이미 다른 책에서 많이 접해본 내용이지만 다른 책과 다른 것은 김예슬씨는 책을 쓴 것이 아니라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행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김예슬씨의 앞길이 결코 평탄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왠만큼은 잘 하고 있으니깐 김예슬씨도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좀 못 해도 된다. 너무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벗고 그냥 함께 하면 된다. 김예슬씨의 결정이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이제는 우리가 삶 자체로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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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2010-04-3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의 결코 평탄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쓴 건 잘 못이다. 최소한 우리랑 비슷할 것이다로썼어야 했다.
 
철학 VS 철학 -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철학 대 철학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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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공자의 말씀. 나에게 이 공자의 말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너무 강렬했다. 이 해석으로 인해서 정말 인생이 약간 움직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아침에 도를 듣고 왜 아침에 바로 죽어도 좋다고 하지 않았을까? 그건 낮에 그 도를 실천해 보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뜻이었다. 아는 것과 실천은 하나라는 표현이다. 많이 알고 있는 얘기임에도 저자의 해석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평소 읽던 300페이지 정도의 책 보다는 한 참 더 두꺼웠지만, 읽는데 그리 오래 걸렸단 생각은 없었다. 정말 책 속에 푹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읽어나가면서 오히려 아쉬움이 많이 들곤 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하는. 빨리 읽으면서 동시에 이해도 너무 잘 됐다. 내가 잘 했다기 보단 저자의 예와 설명이 너무나도 잘 돼 있어서 그랬단 생각이 든다. 철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해서 접근 자체를 안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고 특히 스피노자와 니체는 일반서라도 꼭 한 번 읽어야 겠단 생각으로 책도 벌써 사기까지 했다. 

저자가 얘기하는 동서양 철학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2가지 키워드는 일자vs개별성이었다. 일자란 어떤 절대적인 것을 상정하는 것이며, 개별성은 그런 일자란 없으며 우리는 나름대로 부데끼며 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썼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이 후자의 부류에 속할 것이다.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후자의 부류가 압도적으로 많음은 한국의 기복적 종교를 봐도 알 수 있다. 

철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목적은 우리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범주에 인간만이 아닌 인간이 들어가 사는 환경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런 행복을 추구할 때 홀의 개념은 없어질 것이다. 홀로 행복? 그런 개념은 없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개체고 그런 속성으로 인해 자꾸 부딪치며 살 수밖엔 없다. 그 부딪침으로 인해 힘들 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부딪침 그 자체를 거부해서는 아무런 행복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MB식 삽질"도 부딪침일까? 그렇게 볼 수 없을 것이다. 상호간의 작용과 반작용의 부딪힘이 아닌 MB의 머리 속에 있는 자기만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다. MB는 일자적 삶을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부딪치고 부딪히며 산다. 난 그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내 머리속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부딪침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느끼며 살고 싶다. 저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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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now 2010-05-07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 선생님 특강에서 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해석을 듣고 놀랐던 적이 있는지라 쓰신 글이 더 공감이 됩니다. 요즘 철학 좋아하는 분에게 권해드리고 있는 책이죠. ^^

닐스 2010-05-07 10:52   좋아요 0 | URL
저하고 비슷한 부분에서 큰 느낌을 받으신 분이 계시다니^^ 저도 요새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자리에서 이 책 홍보 좀 하는데... 꼭 한 번 보라고. 아니면 빌려라도 줄테니 보시라고..강신주 선생님 강의도 한 번 들었는데 그때는 에피쿠로스와 스토아에 대해 강의를 하셨거든요. 선생님은 쉬는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수강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하시려고 했습니다. 그런 점도 강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는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강신주라는 분 때문에 철학에 대해 많은 부담도 덜고 더 공부해 보고 싶단 생각도 많이 들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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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렇게 재밌게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옳게 보고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비록 김용철씨가 쓰셨지만 그 안의 내용은 이건희 일족과 그 가신들의 화려한 행적들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얘기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내용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다. 

책을 보면서 내가 잘 못 하거나 대충대충했던 것들에 대해 많은 위로가 됐다. 내가 뭐 그렇게 나쁘게 산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속의 일들에 비해서는 정말 난 나쁜 놈이 죽어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으로 인해서 스스로 자책했던 분들은 조금 위로를 받으셔도 될 것 같다. 

빌려서 읽은 책인데 구매를 해야겠단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드리기 위해서 꼭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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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 마르크스 『자본』의 재구성
강신준 지음 / 길(도서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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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강의를 듣는 것이 있어서 그 강의 듣기를 위해서 자본론을 다시 다 볼 수는 없고 요약된 것을 보기 위해서 주말에 쭉 봤다. 많이 알고 있는 내용으로 복습차원에서 본 것이지만 여전히 내가 부족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 준 과정이었다. 

강신준 선생님 책은 무척 재밌다. 전체적으로 줄거리가 있다. 그 여정을 저자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 준다. 그래서 읽다보면 저절로 책 속으로 빠지게 되는 면이 있다. 책을 정말 맛깔스럽게 잘 쓰셨다고 생각된다. 맑스의 자본이 제대로 읽히지 못 하는 상태에서 그것을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의 중요성은 대단하다. 어쩌면 맑스의 자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읽히지 않는다면 그 속의 진주도 우리는 못 보는 것 아닌가? 차라리 쉽게 씌여진 책이 진주의 빛이라도 사람들에게 보여줘서 진주를 찾을 수 있도록 자극을 해 주리라 생각된다. 

책은 전체적으로 자본론의 구성대로 전개가 되지만 그 중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 상술을 하면서 전개가 된다. 책 후미는 저자의 의견을 밝히는 부분이다. 늘 그렇지만 무엇을 할 것인가다.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공부하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단계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문제다.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셨다. 그 해법이 폭발력이 있는 것이었다면 벌써 대서특필이 됐을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해법의 파괴력은 약했나 보다. 그러나 제시하신 해법 외에는 별 도리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민주주의를 통한 전진. 구소련의 볼세비키들은 빨리 가려고 혼자 갔다. 그러곤 못 따라온다고 민중을 탄압하고 폭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하는 것의 부질없음은 곧 드러났다. 그건 길이 아니다. 

더디더라도 같이 가야 한다.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일 것이다. 못 온다고 버리거나 적으로 여긴다면 결국 홀로 남을 것이다. 저자는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소득의 사회화를 강조했다. 일단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지금 한국 현실에서 당장은 쉽지 않아보인다. 대신 소득의 사회화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한창 얘기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이다. 그런 것에 대해 실제로 혜택을 받아 보는 것 자체로 우리의 의식은 한 단계 성숙하리라 생각된다. 사회적 임금이 개인적 임금보다 훨씬 더 값지다는 경험을 우리는 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런 것을 발판으로 점진적으로 사회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무상급식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 의식도 변화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배양이 돼야 가능할 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연적인 것이 아닌 인위적인 것이라는 것은 무상급식이 자연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데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적 활동과 실천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동이 민주주의고 그것이 우리의 경제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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