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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철학 -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철학 대 철학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공자의 말씀. 나에게 이 공자의 말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너무 강렬했다. 이 해석으로 인해서 정말 인생이 약간 움직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아침에 도를 듣고 왜 아침에 바로 죽어도 좋다고 하지 않았을까? 그건 낮에 그 도를 실천해 보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뜻이었다. 아는 것과 실천은 하나라는 표현이다. 많이 알고 있는 얘기임에도 저자의 해석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평소 읽던 300페이지 정도의 책 보다는 한 참 더 두꺼웠지만, 읽는데 그리 오래 걸렸단 생각은 없었다. 정말 책 속에 푹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읽어나가면서 오히려 아쉬움이 많이 들곤 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하는. 빨리 읽으면서 동시에 이해도 너무 잘 됐다. 내가 잘 했다기 보단 저자의 예와 설명이 너무나도 잘 돼 있어서 그랬단 생각이 든다. 철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해서 접근 자체를 안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고 특히 스피노자와 니체는 일반서라도 꼭 한 번 읽어야 겠단 생각으로 책도 벌써 사기까지 했다.
저자가 얘기하는 동서양 철학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2가지 키워드는 일자vs개별성이었다. 일자란 어떤 절대적인 것을 상정하는 것이며, 개별성은 그런 일자란 없으며 우리는 나름대로 부데끼며 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썼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이 후자의 부류에 속할 것이다.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후자의 부류가 압도적으로 많음은 한국의 기복적 종교를 봐도 알 수 있다.
철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목적은 우리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범주에 인간만이 아닌 인간이 들어가 사는 환경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이런 행복을 추구할 때 홀의 개념은 없어질 것이다. 홀로 행복? 그런 개념은 없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개체고 그런 속성으로 인해 자꾸 부딪치며 살 수밖엔 없다. 그 부딪침으로 인해 힘들 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부딪침 그 자체를 거부해서는 아무런 행복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MB식 삽질"도 부딪침일까? 그렇게 볼 수 없을 것이다. 상호간의 작용과 반작용의 부딪힘이 아닌 MB의 머리 속에 있는 자기만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다. MB는 일자적 삶을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부딪치고 부딪히며 산다. 난 그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내 머리속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부딪침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느끼며 살고 싶다. 저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