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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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를 그만두고 민간조사원으로 일하는 성환은 6년 전 사라진 여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의 실종이 계속될 경우 남편에게 지급될 30억 원의 보험금.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 생소한 의식 상태의 끄트머리에 씁쓸하게 매달려 있는 것이 고독이라는 점이었다. 사는 동안 그림자처럼 친근하게 따라다닌 감정이 아니라, 전류처럼 온몸을 휘감고 도는 강렬하고도 낯선 것이었다."


국내에서 실종되는 사람이 연간 10만 명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주인공 성환의 시선을 따라 연결되는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한 결핍, 고독 등이 조금은 묵직하게 다가왔다. 


작가의 치밀한 자료 수집으로 내용이 탄탄하게 전개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큰 반전은 아니지만 중년 남성 캐릭터들의 느슨한 연대에서 오는 그들만의 따뜻함이랄까? 추운 날 무심히 손에 쥐여주는 군고구마 같은 느낌이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계절에 읽으면 더 좋을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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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프리퀀시 트리플 9
신종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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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아홉 번째.

단편소설 「전자 시대의 아리아」로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신종원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고스트 프리퀀시』


세 개의 단편과 한 편의 자전적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소설인 「마그눔 오푸스」부터 심상치 않다. 


"아가야, 내가 너를 어떻게 잡아 왔는데. 파킨슨병으로 감퇴된 운동 기능은 꿈에서도 오류 없이 반영되기에. 양계진 씨는 두려웠던 것이다. 아가야, 너를 잃으면 이제 다시는 널 잡아 올 수 없어. 나에게는 이제 그런 힘이 없어."


소설도 난해한데 평론가의 평론 또한 난해하다.



글만 보면 작가는 메모광 또는 언어 수집가일꺼 같은 느낌. 

참으로 생소한 단어들을 조합해 소설을 만들었는데 어떤 독자를 타깃으로 해서 소설을 썼는지 묻고 싶어졌다. 아님 소설 쓰기가 오롯이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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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미래전략 2022 - X이벤트, 위기와 기회의 시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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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꼭 읽어줘야 할 책이 바로 미래 트렌드 전략서인데, 언제부터인가 서울대 교수님의 책이 아닌 카이스트의 책을 선택하게 된다. 올해는 650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슈퍼코로나바이러스, 블랙아웃, 하이브리드 전쟁, 금융 대변동 등 우리 사회에 닥칠 수 있는 X이벤트(EXTREME EVENT)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시작이 디지털 프로파간다(digital propaganda)의 위험을 알리는 가상 시나리오인데 대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웃고 넘기기에는 그 위험성이 심각하다. 


이 책에는 '위드 코로나' 이후 세상의 위협 요소들, 북한, 중국, 러시아 사이의 지정학적 위험, 메타버스 세대의 불평등과 차별, Technology의 발달과 환경 전략 등 7개 분야 50개 이슈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전 세계의 사례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위기는 위기로 인식하는 순간,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위기를 깨닫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순간 위기는 이미 해결되기 시작한다." 



더불어 다음 세대들의 미래 모습이 그려져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안하기도 하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내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게 될까 책임감이 든다. 책은 두껍지만 쉽게 읽히고, 가상 시나리오들이 SF소설처럼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금 우리 앞에는 불확실성의 안개가 깔리고 있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위기가 오면 판이 바뀐다. 미리 준비하는 자가 승자가 된다. 세상의 모든 승자는 판이 바뀌는 가운데 태어났다는 것을,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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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 우리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창복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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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하지만 가는 시간을 막을 길이 없다. 아무도 늙길 원하지 않지만 오는 늙음을 피할 길이 없다.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산천은 변함없이 아름다운데, 도대체 세월은 어디로 그렇게 빨리 흘러가 버렸고, 어떻게 난 이렇게 늙어버렸나 생각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할아버지(이 멘트 참 유쾌하다!)' 이창복 교수가 전하는 참 좋은 노년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재의 내 삶을 아등바등 살아가다 접한 책이라 그런가 잠시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노년이 되어 지금의 내 모습을 본다면 어떨까?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값진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유쾌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모임의 회원들이 죽음, 치매, 거동 불편 등의 이유로 절반이 넘게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죽음은 여전히 두렵고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남은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는 다짐. '나이 드는 것'이 쓸모없이 '낡아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대목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몸은 늙어가지만 정신은 계속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성숙의 시간에 이를 수 있다는 노교수님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내일보다 젊은 오늘이 저물어간다.

다행히 내일의 해는 다시 떠오를 것이기에 하루하루를 즐겁고 재미있게, 성실하고 알차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청춘의 아름다움은 젊은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년의 아름다움은 세월에서 얻은 경륜 ㅇ벗이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인위적 현상이다. 노력해야 비로소 이뤄지는 예술작품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이젠 마음을 비우고 나에게 허용되는 것들 안에서 아름다움과 만족을 찾으며 살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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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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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 사회에는 곳곳에서 이웃들의 차가워진 마음에 연탄불을 집어넣는 따뜻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직은 살 만한 세상임이 분명하다. 우리가 누군가? 바로 품앗이의 민족이 아니던가."



2020년 세상의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의 시대를 지나면서 이 책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코로나가 한창인 찌는듯한 그 여름 방호복을 껴입은 의료진들의 노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고통, 방화 현장에서 일어난 소방관들의 희생, 아파트 내 입주민의 갑질과 배달 노동자들의 수모, 코로나로 아픈 가족들과 단절되어 죽음이 퇴원이 되는 참담한 현실 등 기자이자 앵커인 저자 덕에 근 2년간의 뉴스 헤드라인이 정리된 느낌이다. 


지금은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기억들도 있지만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속에 있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기사에도 호들갑 떨지 않게 되었다. 어떤 변이가 어떻게 나오게 될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 


고난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인간다움'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윗세대도 그 세대만의 터널이 있었고, 우리는 항상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을 통과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았던가.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의 터널을 지나면 우리는 분명 더 성장해 있기를, 그리고 좀 더 현명해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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