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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평점 :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어쩌면 이 글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나의 '일표일서'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란 문명사적 대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대응방식은 여전히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이다. 이러다가 이미 도래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란 절호의 기회를 또다시 놓칠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이, 다산이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팔짱을 낀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서문 중에서)
농업, 산업, 3차 산업혁명까지는 선진국의 발전을 답습하며 내외생적 성장을 통해 성장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아직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도해 세계의 패권을 잡아야 한다는 저자의 절박한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중진국의 함정과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있는 우리가 이번 4차 산업혁명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조선이 몰락해 일본의 속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치욕의 아픔을 다시 되풀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착先着의 효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비록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감속사회의 경구다. 하지만 가속사회에서는 시작이 ‘반’이 아니고 ‘전부’다. ‘선착의 효’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번 선착은 영원한 선착이다. 선착의 효는 잊혀질 수는 있어도 사라질 수는 없다." (p.206)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라'가 아니라 구체적인 저자의 대응 방안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엇갈리는 '한중일'을 벗어나 '한미러'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처음에는 나도 좀 갸우뚱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들어보니 그동안 우리의 사고가 좀 갇혀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직업 정치인'들이 이 책의 내용을 깊이 고민하고 있을지 알 수 없고, 꼭 이 책의 해결방안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라를 위해 고민하는 지식인들이 있고, 그들의 오랜 연구와 경험으로 제시하는 방안은 귀담아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책이 아닌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정치질'만 하고 있는지 이제 국민들이 나서 감시해야 한다. 조선은 당파 싸움과 실리가 아닌 명분만을 내세우다 몰락했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과실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세계의 패권을 잡지 못한다면 훗날 역사에서 '존재했던 국가'로 남겨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제대로 된 체질 개선을 통해 후대에 떳떳한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