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아가쓰는 붉은가슴울새에게 한 발짝 다가서서 새를 뚫어져라 보라보았다. " 나도 외롭단다." 여태껏 메리는 외로움이, 자기에게 찌무룩하고 심술은 기분이 들게 하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에 하나라는 것을 몰랐다. 메리는 붉은가슴울새가 자기를 바라보고 자기도 붉은가슴울새를 바라보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 혼자서 지내는 메리에게 친구가 생겼어요-58쪽
메리 자신은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이것은 이제껏 메리가 한 일 가운데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 오솔길이나 가로숫길을 따라서 재빨리 걷거나 뛰기 시작할 때면 몸 속에서 느릿느릿 돌던 피가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황무지에서 불어 오는 바람에 맞서면서 몸이 점점 튼튼해졌다. 메레는 그저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달릴 뿐이었다. 메레는 얼굴에 와 부딪고, 윙윙 울부짖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거인처럼 자기를 뒤로 끌어당기는 바람이 딱 질색이었다. 그렇지만 메리가 전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히스 위로 불어 오는 거칠고 신선한 공기는 메리의 마른 몸에 좋은 뭔가를 허파에 가득 채워 주었으며, 뺨에 찰싹찰싹 부딪혀 발그레한 색을 띠게 해 주었고, 흐리멍덩한 눈을 반짝이게 해 주었다.
-- 성질이 사납고 못생기고 얼굴이 누렇게 뜬 메리가 점점 건강한 아이로 변해감 (몸과 마음이)-63-64쪽
미셀 스와이트에서 지내는 사이에 날마다 점점 더 정신이 반짝 들었다. 메리는 밖에서 지내는 것이 좋아지기 사작했다. 이제는 바람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다.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도 있었고, 줄넘기를 백 번까지 넘을 수도 있었다. 비밀의 뜰에 있는 구근들은 화들짝 놀랐을 터였다. 자기들 주위에 말끔히 정돈된 공간이 생겨서 인제 맘껏 숨쉴 수 있게 되었으니까, 메레 아기씨가 깨달았는지는 몰라도 그근들은 꺼먼 흙 아래에서 신이 나서 팔팔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햇살이 곧바로 닿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었고, 비가 내리면 빗방울이 곧장 스며들 수도 있어서, 구근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느낌을 맛보기 시작했다.
-- 난생처음 혼자힘으로 비밀의 뜰을 가꾸는 메리와 변해가는 비밀의 뜰-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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