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사랑한 소년 스토리콜렉터 6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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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른, 레겐스부르크, 뮌헨, 로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비스바덴. 독일 전역의 도시들, 그리고 스위스, 덴마크, 네덜란드까지 인접한 국가들 곳곳에서 잔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연관성이 보이지 않았던 와중에 시신의 몸에서 공통적인 흔적이 발견되며 점차 하나의 연쇄살인사건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그 사건은 자연스레 과거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독일 최북단의 감옥에 있을, 절대 살인을 저지를 수 없는 누군가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사와 함께 마르틴 S. 슈나이더와 자비네 네메즈가 범인을 추적하며 독일 전역을 누비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슈나이더가 5년 전 체포하는 데에 성공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 피터 판 론의 살인 방식과 너무나 유사한 사건. 그런데 피트 판 론은 오스테버잔트의 감옥에 갇혀 밖에 나올 수 없는 상태다. 흔적도 알 수 없는 범인을 쫓으며 슈나이더는 점차 자비네에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를 조금씩 털어놓는다.

   한편으로는 피터 판 론을 담당하는 젊은 심리상담사 한나가 오스테버잔트에서 벌어지는 숨겨진 부조리를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녀는 피터 판 론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알기 위해 때로는 무리한 방식을 선택한다. 어째서 그토록 살인자를 이해하고 싶은 걸까, 하는 의문을 남기며.

   살인은 잔인하고 현장은 끔찍한 안드레아스 그루버 특유의 소설이지만, 전작들에 비해 슈나이더의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는 세번째 시리즈이다. 무엇보다 슈나이더의 제자였던 자비네가 어떤 면에서는 슈나이더보다도 뛰어난 감각을 보이며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돋보인다. 인격장애에 가까운 괴팍함을 보이던 천재 프로파일러가 간직한 과거의 아픔, 무엇보다 그와 피터 판 론의 관계가 밝혀지며 사실상 살인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 이상의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처음 읽을 땐 긴장감에 숨을 멈추고 다시 읽을 땐 가슴 저려 숨이 막힌다, 는 카피를 내세웠던 책이다. 다시 읽어도 사건은 잔혹하기만 했고 그 모든 일을 저지른 범인이 결코 용납되지는 않았다. 어떤 깊은 트라우마도 타인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그러나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 슈나이더가 한 선택은 카피처럼 마음이 아팠다. 책 세 권만에 처음으로 슈나이더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다가왔던 순간이기도 했다.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무엇보다 자비네가 슈나이더의 파트너로 우뚝 서는 과정이 흥미롭다. 슈나이더도 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그래서 조금은 찡했던 마지막 장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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