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 유럽 출산율 1위, 프랑스에서 답을 찾다
안니카 외레스 지음, 남기철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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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보면 프랑스 작가가 쓴, 프랑스 육아를 홍보하는 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 안니카 외레스는 사실 독일 출신의 기자다. 동시에 프랑스에서 아이를 낳은 엄마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녀가 프랑스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며, 또 프랑스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남기는 기록이다. 자연히 저자가 의도하는 독자는 독일의 엄마들, 혹은 엄마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엄마보다 여성 그 자신을 더 중요한 존재로 인정하고 모성애를 강요하지 않으며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양육을 하는 프랑스의 육아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독일 여성들이 겪는 육아에 대한 강박과 부담을 안타까워한다.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프랑스의 육아에 대한 시선을 그들에게도 알려주고자 한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낯설지 않다. 저자가 묘사하는 독일 여성들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한국 여성들에게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실제로 커리어의 포기로 이어지는 육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엄마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시선. 그 모든 건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말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의 엄마들, 혹은 예비엄마들에게도 용기를 실어준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애초에 그건 고민이 아니었다고 얘기하면서 말이다. 일과 육아 사이의 저울질, 육아를 하며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수많은 포기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고뇌, 그 모든 것이 그저 사회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하여 여자들에게 덧씌운 불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어머니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아이를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 엄마가 되는 것은 여자의 인생 중 (아주 아름다운) 일부분에 불과하고, 그 일부분을 위해 인생 자체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일하면서, 좋아하는 취미를 지속하면서, 그러면서도 행복하고 따뜻하게 아이를 기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사실에 대해 100%의 엄마가 아니라고 자책할 필요는, 정말이지 전혀 없다.

   나는 엄마가 아닌데도 책을 읽으며 소소한 위로를 받았다. 내 또래만 해도 벌써부터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아이에게 잘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 때문이다. 육아는 리셋버튼이 없는 게임과 같아서 한번의 실수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한번씩 끼쳐오고는 했다. 그렇다면, 가장 완벽하게 준비된 타이밍이 올 때까지 아이는 낳아서는 안 되는 게 아닐까. 그 모든 고민들에 대해서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저자가 있어서 이 책은 마음을 조심스레 간질였다. 그렇게 고민하는 게 당신 혼자가 아니라고, 나 역시 그 고민들을 거쳐 지금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그녀가 있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혹은 언젠가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더불어 남자들이 읽었을 때 육아에 대한 여자의 고민을 보다 생생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버리자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도 출산율이 높은 나라라고 한다. 실제 저자가 만나는 대부분의 프랑스 친구들도 아이가 둘 이상 있다. 그 중에는 살 집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당장 직업이 없는데도 아이를 갖고 싶기 때문에 아이를 가졌다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무책임함'을 독일인인 저자는 처음에는 신기해하고, 나중에는 부러워한다. 어떤 부모가 될지 고민하기 이전에 부모가 되고 싶으면 되기로 마음먹을 수 있는, 어떤 가치보다 부부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 그 아이를 길러가는 기쁨을 택할 수 있는 프랑스인들의 흔들림 없는 우선순위를.

   사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새 나도 한국인의 기준 안에 갇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나도 엄마는 당연히 아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 실수하면 안되고, 출산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결코 아니다. 프랑스인들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바르게 키우려고 노력한다. 중요한 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조금 덜 완벽해도 더 행복한 엄마의 아이들이 훨씬 잘 자랄지도 모른다.


프랑스가 전해오는 양육 조언

 

   1.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2. 아기를 갖기에 '완벽한 때'는 없다!

   3. 아이는 부모가 함께 키우는 거야

   4. 항상 훌륭한 엄마일 수는 없어

   5. 완벽한 출산

   6.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

   7. 셋째 아이는 알아서 클 거야

   8. 아이들에겐 지루한 시간도 필요하다

   9. 행복한 프랑스 워킹맘

   10. 말이 통하는 아이들

   11. 코스 요리를 먹는 프랑스 아이들

   12. 아이들은 아무 데서나 잘 잔다

   13. 막내아이 대하듯이 자신을 돌보기


북폴리오 2016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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