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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 - 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프랑수아 데르모 그림,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떠남, 그 하나로 족하다.
*고독한 도보 여행자.
*여행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은 업신여김을 받을 뿐이다.
*꼭 가겠다는 욕구. 건너편 언덕 '너머'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보려 가려는 강렬한 욕구.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나야, 못말리는 고집불통이니까. 고난은 나를 꼼짝 못하게 옭아매기는 커녕, 오히려 채찍질하고 자극하니까.
*세상이 내 발 아래 있고, 세상이 내 것이던. 어린 시절의 햇살 가득한 오후를...
*획일화는 예술을 꽃피울 수 없다.
*세상과 세상의 규율과 구속을 잊게 해주는 사람과 나누는 행복한 순간에 안녕을 고하고 길을 나서야 한다.
*스스로나라를 떠나는 것은 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선택일 뿐이고, 그 꿈이 실현되느냐, 아니냐는 복권을 산 뒤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행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정해지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나는 걷는다]라는 책으로 익히 알고 있었다. 물론, 익히! 알고만 있었고, 읽어보진 못했다. 시간 되면 [나는 걷는다] 한번 찾아들 봐라, 몇권이고,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일단, 싫다. 너무 두꺼우면..^^;; 어쨌거나, 그는 60이 넘은 나이에, 걸.어.서. 여행을 떠난다. 차타고, 비행기타고, 기차타고 여행해도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실크로드를 그는 걸.어.서 떠난다. 그렇게 걸어서 여행한 이야기를 쓴 책이 [나는 걷는다]이고, 이 책은 그 때 당시, 사진 한 장 없는 여행서에 불만을 토로한 독자들을 위해, 사진은 아니고, 그림을 그려가며 다시 한 번 실크로드를 여행한 책이다. 이번엔, 버스타고, 기차타고, 비행기 타고 한 여행이라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스스로 별로.였던 여행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림 실린 이 책을 보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나는, 7월 초에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을 여행했다.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여행할 곳을 시안.으로 정한건 주위에서 여행해보니 너무 좋았다. 괜찮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고, 교수님들도 시안은 꼭 한번 가보아야 할 곳이라고 했기에 생각할 여지도 없이 시안을 보기로 결정했었는데, 생각보다도 좋지 않은 기억만을 안고 돌아왔다. 지나친 상업화와, 그 상업화로 인해 몇 백년 동안 보존되어 오던 성벽을 깨끗하게 잘라내어, 길을 만들고, 전통과 문화를 살리지 못한 온갖 조명들. 멀쩡한 건물들을 부수고 다시 복원이니, 보수공사니 하는 명목으로 원래 있던 모습들이 사라져버리고...
어쨌든, 이 책을 망설임없이 골라 든 것도, 시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하는 마음이었고, 게다가 언젠가는 꼭 한번 실크로드를 내 발로 밟고 지나겠다는 포부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 한권을 읽어내는 동안, 이해하고, 알아먹은 이야기는 몇 장 되지 않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뿐이었다. 앞의 이야기들은 살면서 처음 듣는 이야기들인것만 같아 답답한 마음만 들었다. 그래도 내가 좀 자세히 알고 있고, 여행했던 곳은 번역과정에서 틀린 부분마저 지적해내고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은, 알아야 한다. 알려면 공부해야하고! 어쨌든, 실크로드를 여행을 언제쯤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실크로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떠나야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이 책을 몇 번은 다시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