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 낙타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사하라 이야기>를 읽고나서 <흐느끼는 낙타>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이제사 보게됐다. 책 표지가 워낙에 이쁘고 낙타 표정이 하나도 슬프지 않아서 아니, 너무 행복한 표정이라 이토록 충격!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하라 이야기>에서는 털보 호세와, 씩씩한 싼마오의 알콩달콩 재미나게 사는 이야기였고, 적절하게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이고, 놀랍고, 슬펐다. 책이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호세와 싼마오가 카나리아 제도로 옮겨가 밝게 생활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전히 흐느끼는 낙타 속의 이야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싼마오! 어쩜, 샤이디와 파시리가 죽었는데 거기가서 태평하게 사는거야?!'라는 뜬금 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이 느껴졌는데, 특히 벙어리 노예, 이름 없는 중사, 흐느끼는 낙타, 그리고 어느 낯선 사람들의 죽음에서는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휘파람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에서는 그곳이 어딘지 나도 한번 찾아가보고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싼마오의 결혼관 앞에서는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다.

 

 

싼마오가 글로써 자신의 삶을 포장을 했든, 하지 않았든(성격으로 봐선 전혀 하지 않았을것 같지만!), 그녀는 어려운 사람을 그냥 보고 지나치지 못했고, 친구에게는 언제나 다정했으며, 이웃들의 무례함을 바로잡아주려 했었다. 때문에, 이웃들과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무례한 이웃들은 싼마오에게 이런저런 훼방과 괴롭힘을 주기도 했지만 본인이 주변 상황이야 어떻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일에서는 물러섬이 없었다. 그런 당당함과 씩씩함, 그리고 다정함을 배우고 싶다.

 

 

 

 

이따금 찾아드는 고독은, 나라는 인간에게는 대단히 소중한것이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다 열지 않았다. 호세는 내 마음속의 방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고 심지어 한자리 차지하기도 했지만, 나는 다만 나만의 구석자리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것,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결혼도 그 구석자리를 없앨 수는 없었고, 나의 동반자에게 전부 열어 보일 필요도 없었다. 그가 아무 때나 뛰어들어 소란을 피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게 아니었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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