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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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고 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그만큼 입조심, 말조심을 해야하는데, 평소의 우리는 그리 신중치 못하다. 그냥 들은대로 이야기 하기도 하고, 들은 이야기에 좀 더 재미있게 살을 붙여 이야기 하기도 한다. 우리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이야기는 이야기로 전해지고 어느 순간엔 눈덩이처럼 이야기가 커져있다. 아주 어릴때, 아마 초등학생쯤일때 교실에서 이런 실험을 했던게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 각 분단의 첫번째 아이에게 귓속말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렇게 전달전달해서 제일 끝에 앉은 아이가 전달받은 이야기를 다시 한다. 가만 지켜보면 그때 전달된 이야기는 대체로 달라져있거나 부풀려져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떤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땐, "에이~ 설마~ 말도 안된다~"라고 하다가도 여기저기서 그런 이야기가 전해져 오면 "혹시...진짜...?" 라고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특히 작년엔 나훈아의 사건이 그랬고, 최진실도 아깝게 잃었다. 그게 다 루머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런 루머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소녀가 자신이 자살을 하게 되기까지 있었던 여러가지 사건들을 차례차례 복기하면서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복기 하는 방법이 꽤나 독특한데, 여러개의 테이프에 사건이 있었던 순서대로,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나열하면서 녹음을 해두었고, 녹음한 테이프를 소포로 사건의 당사자들에게 차례로 보낸다.

 

 

책의 구성이 상당히 독특한데, 테이프 내용이 절반이고, 테이프를 듣는 사람의 생각이 중간중간 끼어있다. 구성 방식은 상당히 독특하고 좋긴한데, 한가지 단점은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어쨋든 테이프를 듣는 사람은 클레이다. 해나를 짝사랑했던 클레이... 클레이는 찬찬히 테이프를 들으면서 해나가 겪었을 고통을 함께하고, 그녀가 자살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고, 한편으로는 그녀의 죽음을 막을 방법도 있었는데, 손 잡아 주지 못했음에 괴로워한다.

 

 

어쨋든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이 루머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새삼 깨닫게 되었다. 비록, 소설 속의 이야기뿐이긴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도 부합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을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맹이 하나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속담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나저나, 이 책에서 진짜 제일 아쉬운 부분이 번역부분이다. 요즘 내가 번역이라는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지만, 진짜로 문장이 너무 어색하다. 책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건 이 책의 구성 뿐 아니라, 번역때문이기도 했다. 문단이 이상하게 나뉘어져 있고, 10대 소녀가 녹음을 해서 친구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설명하는건데,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표현이라든지, 구어체인지 문어체인기 구분이 잘 가지 않는 표현 방식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주인공들의 이름은 토니, 해나, 클레이 등등이 나오는데, 침소봉대 어쩌고 나오니까 황당하고, 웃기기까지 했다. 분명히 재미있고 좋은 책인것 같은데, 어색한 문장과 어색한 문단나눔, 적절치 못한 단어들이 한번씩 눈에 띄게되니까 그 재미가 반감이 되는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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