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베아르피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단히 히트를 치고 있는. 흔히들 말하는 베스트 셀러가 아닌데도, 각종 포털사이트나 리뷰를 쓰는 공간들에는 이 책에 대한 칭찬들이 넘쳐나고 었다. 대충 훑어본 리뷰들에서는 책을 덮고 난 뒤, 먹먹했다. 멍했다. 라는 단어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대체 왜 일까?!라는 궁금증에 책을 읽게 됐는데, 나 역시도 먹먹하고 멍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슬펐고, 눈물이 났다.

 

 

사실 책의 초반부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졌다. 내가 바라는 어떤 사랑이야기가 나오는게 아니라 그냥 주인공 조지의 일상이 평범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주인공 조지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그렉, 그렉의 아내인 베시과 함께 낚시를 떠나는 일. 지렁이 농장이야기, 이웃이야기, 멜리사, 이민자의 처지 그리고 교수로써의 생활 등등등. 물론 그 사이사이 엿보이는 철학과 예술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무수히 담겨져 있었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내가 그것들을 다 소화해내기는 불가능했다. 그저 난 어서 빨리 나스타샤가 등장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 약 200페이지쯤 읽다보면 드디어 나스타샤가 등장한다. 그녀의 등장과 함께 책장은 정신 없이 넘어가는데, '사람에게 사랑이란게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갖게되었다. 일종의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은 행복을 선물해주려다 되려 짐을 얹어준 격이 되었지만, 주인공 조지는 나스타샤와 함께 둘이서만 행복한것보다도 더 가치 있는 일을 해낸다.

 

 

뭐 이런 충격적인 경우가 있나 싶을정도로 이야기의 결말은 슬프고도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하게 슬픈 결말은 아니다. 또, 이 책은 소설이지만, 완벽하게 허구는 아니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경험하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어떤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상상과 취재의 결과물로써의 이야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한계나 삐걱거림 없이 일기장을 간추려 옮겨놓듯 굉장히 자전적이다. 그러니 작가는 필명을 썼을게다.

 

 

자못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이 작가의 문체는 아름답다고들 말하는데, 사실 내가 받은 느낌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뭐 아름답다는 기준이라는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는 차이가 있었다. 조금씩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 사람이 직업 소설가는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이 가끔 들었다. 길지 않은 기간동안 책을 읽어왔지만 이런이 느낌은 소설가적인 문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미술이나 음악등의 예술에 관한 강의를 하다시피 그쪽에 관련된 교수이면서 그쪽으로 관련된 책을 많이 출간했지싶다. 어떤 이의 리뷰를 보니, 책을 읽으니 작가나 누군지 바로 알겠더라고 글을 쓴 사람이 있던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좋은 소설을 써낸 사람에게 가진 나의 환상이 깨지는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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