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뒷길을 걷다 -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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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은 내게 제 2의 고향같은 곳이다. 갑자기, 그리고 뜬금없이 떠났었고,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머물렀지만 항상 다시 가고픈 곳이다. 물론, 당시에는 불평불만 뿐이었고, 그곳에 확실하게 마음을 주지는 못했었다. 그렇지만, 그곳을 떠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항상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리운 북경의 이야기다. 700년간 수도의 자리에서 벌어진 다양한 정사와 야사들을 재미있게 풀어주는데, 난 정말 역사가 재미없고 관심도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역사라는것이 그간 내가 배워온 지루한 암기의 연속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국 역사에 있어서 푸이의 이야기나, 서태후, 측천무후등의 이야기들은 역사로써의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이야기로써의 재미가 워낙에 있기때문에 책이나 영화로도 많이 보여지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관광지. 그러니까 고궁, 만리장성, 이화원, 후통 등등에 숨어 있는 역사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풀어 놓는다. 내가 이미 가본곳도 많이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건지, 작가와 나는 같은 곳을 방문했지만 마음가짐이라든지 생각과 보이는것은 많이 달랐던것 같다. 나도 뭔가 아는것이 있었다면 허세라도 부리면서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 다시 북경을 찾게 된다면, 책속에 소개되었지만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도 가보고 싶다. 특히 가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운 이화원을 꼭 가봐야지!




 

 

 

 

 

 

그 옛날, 황제들이 무엇을 어떻게 지휘하며 이곳에 살았는지 모르겠지만,지금은, 호사스럽게 깔려있던 블럭들이 모두 빠져버린, 이빨 빠진 호랑이의 모습.

이젠 RMB 60원이면 누구나 들어가볼 수 있는 관광지에 불과하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06.05.02)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황제가 되버린 푸이도, 모든것을 다 가졌지만 사랑만은 가질 수 없었던 완룽. 죽을때까지 권력을 탐했던 서태후도 남아있지않다. 작가는 그런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는듯 한데, 나는 예전에 느꼈던 감정과 달리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지... 욕망의 흔적이 가득 담긴 그 제국의 뒷길들을 무던히 다시 걷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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