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여행법 - 에세이

하루키의 여행법 ㅣ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마스무라 에이조 사진,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2월

마치 하루키의 팬이 된것처럼 그의 책을 찾아 읽고 있다. 물론 여행기나 수필종류로... 역시, <먼 북소리>의 영향이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너무 골아픈 책은 지금 내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기에,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에 자꾸만 손이 간다.
 

하루키는 하나도 안웃길것처럼 진지하게 생긴 외모인데다가, 독자들을 웃기려는 의도는 0g이라는 듯 진지하게 글을 써내려 간다. 그래서 그의 여행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곤하는데, 역시 <먼 북소리>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동" 이야기도 정말 웃겼고, 무인도에가서 하루를 보내고 온 이야기도 꽤나 웃겼는데, 하루키가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낼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는건 뭐니뭐니해도 그의 전속 사진가 에이조군때문이기도 하다. 어찌나 엉뚱하신지... 심심찮게 사고를 치고 실수를 만들어 내는데 하루키와 아주 환장의 짝궁인것 같다.
 

 

 

"오늘날은 여행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여행에 대해서 글을 쓰고, 나아가 여행에 관한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참 여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 정말 어렵다. ... 세계 어느나라에라도 갈 수가 있는것이다. 아프리카 정글에도 갈 수 있고, 남극에도 갈 수 있다."

 

이 책의 한국어 초판이 1999년에 나왔는데, 하루키의 이런 투정에 비하면 지금은 '여행기'라는 장르가 무색해질만큼 검색 한번이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여행기와 지도와 사진들이 어우러진 웹페이지가 수두룩 하다. 바야흐로 누구나 여행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만큼 흔해졌고 책을 내는 것도 훨씬 쉬워졌지만 대체로 영양가가 없다. 허세스럽거나, 너무 개인적인데 반해 역시 작가의 글은 재미도 있을 뿐더러 여러가지를 생각하게끔 해준다. 게다가 작가라는 그의 직업이 부럽다. 우동을 질리도록 먹을 수 있자나!!!ㅋ

 

 

 

하루키는 멕시코 여행중에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피곤한 것'이라 말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사실인데,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고, 실제로 내 경험에 비춰봐도 여행은 정말이지 피곤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떠나기를 바라는 것은 피곤한 와중에도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거나 노트에 엉망인 글씨로 기록한 메모를 볼때엔 피곤하고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즐겁고 행복했던 감정들이 밀려온다.  

 

 

아아아아- 그러니까 내 결론은,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소리다. 맨날 책 붙잡고서 앉아 있어봐야 아무 소용없다. 그저 백문이 불여일견. 에헴.

근데 이번달 HSK작문 주제가 "백문이 불여일견"이거였다. 젠장.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나왔어. 생각해보면 너무 쉬운건데 말이지... 작문이랑 구술은 항상 잘해왔는데 이번엔 성적이 전혀 기대가 되지 않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