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대교북스캔 클래식 24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활란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뽑아든건 순전히 김영하때문이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우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언젠가는 만나야 하겠지...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의 첫 작품이 이 책이 될 거라 생각치는 못했고, 이 책 보다 더 유명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혹은 <도련님>이 될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읽은 김영하의 도쿄 여행자에서, 김영하가 조시가야 묘지에 들른 이야기가 나오더라구. 거기에 등장한 글과 사진을 보면서

1. <마음>을 읽어야겠다.

2. 다음에 도쿄를 들르게 된다면 이미 내 발자국을 남긴 곳 말고, 수많은 여행책에 천편일률적으로 나와 있는 곳들 말고, 조시가야 묘지를 찾아가봐야겠다.

3. 가능하다면 단풍이 지는 가을에 찾아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2번, 3번은 지금 당장 실천하기 어려우니 1번부터 먼저 실천해야겠다 싶어 책을 손에 들었다.










조시가야 묘지가 이 소설에서 상당히 중요한 배경이 되는데, 주인공 '나'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한달에 한번 방문하는 비밀스러운 장소이다. 왜 그곳을 찾는지, 그곳에는 누가 잠들어 있는지 '나'는 너무도 궁금해 하지만 '선생님'과 '사모님'은 끝내 가르쳐 주지 않았고, 나 역시도 다른 어떠한 내용보다 그 묘가 누구의 묘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 열심히 페이지를 넘겼었다.  실제로 나쓰메 소세키는 이 조시가야 묘에 영원히 잠들어 있다. 김영하의 설명에 따르면 이케부쿠로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단다. 지난해 도쿄에 갔을때 이케부쿠로에 혼자 들렀었는데, 선샤인 시티를 빙글뱅글 돌다가, 무슨 커피숍에 들러서 엄청 비싼 아이스크림을 밥 대신 먹고 카메라 구경 좀 하다가 돌아오는데, 뭐 썩 볼거리가 있는 동네는 아니군. 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이렇게 의미있는 곳이었다면... 진작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

 

 

 

생각해보면, 이 책이 뭐가 대단한가 싶기도 하고, 읽어보면 뭐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또, 이 소세키는 대체 뭐가 그렇게 잘나서 일본 문학계의 세익스피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건가 싶긴 하지만. 그는, 그리고 이 작품은 일본 현대 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고전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한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두고 소설을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일본의 현대문학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을 읽는 와중에 '나'와 '선생님'과의 대화를 보다보니, 생각나는 작품이 있는데 <얼마만큼의 애정 - 시라이시 가즈후미>의 작품이었다.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지식을 얻고, 희망을 얻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되더라.

 




여하튼, 이 책을 필두로 해서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읽어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다시 김영하의 렌즈에 담긴 조시가야 묘지 사진을 보면서, 언젠가 내가 저 땅을 밟아 볼 날을 기다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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