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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전시륜 지음 / 행복한마음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아 정말 이 책 진짜, 너무, 최고로, 재미있어서 내 정신을 쏙- 빼놨다. 이 책을 추천해주신 애벌레님께 절이라도 한번 하고 싶은 심정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책을 다시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때가 있는데, 요 책이 딱 그렇다. 뭐 대단히 많은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어 그런게 아니라, 짧은 이야기들이 내 마음 속에 남기도 하고, 언젠가 내가 결혼을 하게되면, 혹은 언젠가 사촌동생들이 대학진학을 고민하게 되면, 또 후에 남편이 속을 썩이게되면 이 글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글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유쾌하게, 또 행복하게 생을 사는 법을 가르쳐주신다.
책에 등장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때문에 전시륜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 호감이 갔지만, 무엇보다도 전처와 현처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신문에 구혼 광고를 낸 것 등등 특히 2부에 실린 글들을 읽으면서 소리내 크게 웃었다. 이런 남자 어디 없나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이미 고인이 되신분과 두 번째! 와이프인 천건희씨와 슬하의 자녀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어쩜~ 내 스타일이다!!! 풉- 용기도, 기백도 있으며 재치와 유머를 갖추었으며 풍부한 지식도 갖추고 있다. 또, 조금은 뻔뻔스럽고 능글맞게 상황에 대처하고 적당하게 고집도 있는 모습들이 참 남자다워 보이면서도 멋져보였다. 물론 그 고집 덕분에 회사에서 해고를 당해 삶이 조금은 어려워지긴 했지만!
사실 글 전체를 남길 수만 있다면 <알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째로 남겨두고 싶다. 결혼식을 올리기위해 한국으로 들어오기전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남긴 편지라는데, 전시륜이라는 이의 인생전체가 이 편지에 모두 다 녹아 있는듯 하여 마음한켠이 따뜻해져온다.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자넷이란 스튜어디어스에게도 전달된 이 편지를 나도 읽을 수 있다는게 참 행복했다.
전시륜(1932~1998). 이미 고인이 되신 저자는 출간을 앞두고 유명을 달리하셨다. 저자가 돌아가신지 10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또, 이 책의 초판은 2000년이었으니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것도 꽤나 오래된 일이다. 그래서 단 한권의 책만을 남기고 돌아가신 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남겨진 이 한권의 책이 아쉽다.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 웃으면서 또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배우고 싶었는데 그저 아쉽다.
"당신의 팔짱을 끼고 은빛 같은 달빛을 마시면서 시시한 소리를 해 보고 싶었는데 하나님은 우리의 행복을 질투하여 이를 거절하셨습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저는 무능한 졸병입니다."
누군가 철학하는 사람들이 대개 다 미친놈이지만 당신은 특히 멋진 미친놈이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