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대체 언제 스물 다섯의 나이가 되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마음가짐이나 정신상태는 고등학생의 수준인데, 사회라는 곳에 발을 내밀어야 하고, 싫은 일 앞에서도, 싫은 사람 앞에서도 웃음 지어야 할 나이가 되어 버렸다. 자꾸만 학생이고 싶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게, 모든 것을 내가 책임져야 할 사회에 들어가야 한다는게 왜 이렇게 싫은걸까?! 자꾸만 움츠려 드는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난 한권의 책. 스무살, 도쿄.




지금 이 시점. 모든게 겁나기만한 내 인생에 나타난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에게 난 좀 배워야 한다. 겁없이 사랑하고, 걱정없이 포기하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스무살에 가졌던 음악 평론가의 꿈은 정말로 꿈에 불과해져버린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는 지금 현재에 대해 만족스럽게, 충분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더라.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걱정만 하고, 두려워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문제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나, 문제를 해결 할 마음도 없다. 나, 이러다가 정말 귀차니즘에 걸린 사람처럼 누워서 손가락만 딸깍 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뭔가 꿈꿔왔던 게 많았던것 같은데, 이제는 꿈마저 잃어버린 내 모습이 너무 답답하고 한심하다. 다무라 히사오의 인생처럼 꿈따위 없어져버리면 어떻고, 깜빡 잃어버리면 어떠냐, 주어진 현실에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친구들과 웃으면서 그때 내 꿈은 음악 평론가였어...라고 말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텐데... 꿈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내 인생마저 이렇게 내팽개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든다. 아침에 토스트 한장을 먹고 하루종일 정신 없이 바쁘게 뛰고 싶다. 히사오의 1978년 4월 4일과 같은 나날을 매일 보내고 싶다. 히사오에겐 미치도록 짜증났던 하루였겠지만...!

 

이 책, 겉만 살짝 훑어보면 어깨에 기운을 불어 넣어줄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세월 지나면 꿈따위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랴...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조금은 힘이 빠질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인생이 그렇다는 걸 너무나 잘 보여준다. 조금씩은 포기하고 살고, 주어진 삶에는 열심히 노력하자.

 

그리고 무엇보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책들에게서 '이라부'에 재미를 느꼈다면, 이 책을 놓지지 말자. 역시, 히데오. 그만의 재미가 있다. 골치아프고 힘든일은 모두 내려두고, 책 속에서 가볍게 미소지어 볼 수 있길~  

 

 

 

 

 

>더보기
오래간만에 책을 읽었지만, 그래도 책 읽는건 까먹지 않았는데, 리뷰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정말이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아, 힘들다-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