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 전12권 세트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어언 24년, 그렇게 살아오는 동안 숱한 책들을 읽어왔지만, 그래도 이렇게 긴 책!은 처음 읽어봤다. 우리나라에도 토지나, 태백산맥, 혼불 등등의 장편 소설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책들을 손에 한번 잡고 다면 다른 책들은 아무래도 읽을 수가 없을 것 같아 계속해서 미뤄뒀다. 삼국지도 사놓고선 읽지도 않았는데... 이 책은 1월에 예약 발매 하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중국어 전공자이기 떄문에 유명한 중국 소설들을 많이 읽고자 노력하는데, 특히나 이 소설은 교수님으로 부터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관계로 고민없이 바로 질렀다!!

 

 

주인공 보옥이와 가씨 문중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방대한 스토리와 구성이 탄탄해서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 (그래서 지금은 토지가 너무 보고싶다, 얼마나 더 대단할런지!) 사람마다 취향이겠지만, 나는 처음 읽어가다가 6권쯤 고비가 살짝 왔는데, 마지막에 어떻게 끝나는지, 보옥이는 어떻게 되는지, 보채는 희봉은, 습인은, 탐춘은, 석춘은, 영춘은, 모두들 어떻게 되는지 너무 궁금해서 아주 잠깐 손을 놓았지, 거의 한달간 계속해서 읽어댔다.

 

 

나는 그냥 평범한 독자이기 때문에 흔히들 홍루몽을 두고 하는 이야기들 사실주의의 서막을 열었다드니, 봉건사회의 몰락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단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이 있었고, 홍루몽은 적어도 다섯번은 읽어야 한다라고 마오쩌둥이 얘기했던 것 처럼, 이렇게 긴 소설을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도 있고, 다시 한번 읽게 된다면 그 수많은 등장 인물에 대해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대옥이와 내가 동일시 되었다. 대옥은 보옥과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사랑을 이뤄내지 못하고 단명하는 아리따운 여주인공이다. 물론 내가 대옥이 처럼 예쁘다거나 가냘프다거나 하는게 닮은건 아니지만, 항상 사소한 일에 너무 생각이 많다는 점이 비슷하다. 결국 대옥은 그 생각에 짓눌려 목숨을 잃고 말은 것이니 말이다... 역시 가장 닮고 싶은건 희봉이지였지만, 현실은 대옥이와 닮아 있다. 희봉이도 안타깝게 목숨을 읽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만큼은 지독한 생각의 미로에 빠져 있지말고, 희봉이 처럼 호탕하게 웃고, 또 사람들을 웃기고, 스스로의 일처리도 깔끔하게 해치우는 여장부이고 싶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상상 플러스에 출제되었던 좋은 우리말들을 책속 곳곳 에서 찾을 수 있었다. 중뿔나다라든지 옴니암니, 데데하다, 허투루 등등의 수 없이 많은 좋은 우리말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어쩌면 TV를 보지 않았다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만한 단어들인데 상상플러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책을 읽을 당시엔, 리뷰를 쓰게 된다면 이런 이야기도 써야지, 저런 이야기도 써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많은데, 기록해 두지 않으니 내 머릿속에 남아 있질 않는다.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다시 한번 읽을 기회가 오길 바라고, 다음번에 중국을 가게 되면 꼭 홍루몽을 사올 것이며, 또 90% 이상을 이해할 수 있게 중국어 실력도 팍!팍! 늘길 바란다.

또 이 리뷰를 읽는 사람에게도 중국의 대표적 소설로 꼽히는 이 고전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야기는 모두 허튼소리 같지만,

실로 피눈물로 씌여진 것이어늘.

모두들 지은이를 미쳤다고 하나,

이 속의 진미를 누가 알리오..

- 홍루몽 1권 도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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