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오후 4시의 천사들
조병준 지음 / 그린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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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인도 캘커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천사같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작가 자신이 착한 마음을 먹어서 그런것인지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도 만난것 같다. 서문에서 자신은 좋은 사람의 기억들로 살아간다고 했는데, 그 말이 꼭 들어 맞을 것 같은 사람이다.

 

몇일 전, 새벽 두시쯤에 친구에게서 문자한통이 왔었다. 보통 9시부터 2시까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공부를 하거나 하는 시간이라 되도록이면 핸드폰에도 신경을 안 쓰는데, 너무 늦은시간에 온 문자라서 무슨 일일까...하며 답을 보냈다. 문자를 보내온 친구는 평소엔,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일이 잠시도 없고-_- 항상 시비만을 걸어오던 친구라 어쩐일일까...생각했다. 그 친구도 보기와 다르게 혼자만의 고민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을 내게 털어 놓는걸 보니 유학을 앞두고 제법 힘이 드나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실 요즘들어 나는, 친구들의 어떤 상황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지금 내 인생에서, 내 친구들의 고민이나 힘듦보다는 나 자신의 힘듦이 더욱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내게 고민을 털어 놓거나, 힘드니 어쩌느니 하는건 정말 듣기 싫었다. 너만 그렇게 힘든게 아니야~ 나는 너보다 더 힘들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늘 그냥 그러려니 하고 들어주었는데...그게 어느 순간부터 내게 너무 무거운 짐이였다. 그저 한쪽 귀만이라도 열고 그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면 되었을텐데 항상 인상찌푸리고 알아서 하라는 얘기만을 던져준것 같다. 새벽에 문득 날아온 문자 한통에 다정하게 답해주면서 친구의 고민을 들어준다고해서 그 힘듦이 내게까지 전가되는건 아니고, 그저 용기를 주는 말 한마디만 전해주면 그 친구도, 나도 마음이 편해지는데 나는 뭐가 그렇게 짜증이 났었는지 모르겠다. 서로의 Help Hand가 되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되길....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일이 천지사방에 널려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코딱지만큼이라도 드는 일에는 아예 처음부터 접근도 하지 않게 됩니다. 상처받지 않기위해서이지요. 자신의 무력함을 매번 확인하는 일처럼 끔찍한 일이 없기 떄문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이지요. 약삭빠르게 세상을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Help Hand. 도와주는 손, 도움의 손길, 뭐 그런 정도로 번역이 되겠지요. 힘들때, 외로울 때, 어지러울 정도로 무서운 벼랑 위에 서 있을 때, 우리는 그런 '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에게 든든한 손을 내밀어줄 '마음'이 필요합니다. 대로는 우리가 그런 손을 내밀어줘야 할 때도 있을 겝니다. 그렇게 서로 손을 내어주고 받으면, 비록 조금씩이지만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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