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난, 내 평생에 애완동물이라는 존재가 없었다. 일단, 집에서 그런 녀석을 좋아하지 않고, 나도 동물을 무서워했던 터라 키우고 싶다는 욕구도 없었다. 하지만, 두달쯤전에 오빠가 길을 지나다가 토끼를 한마리를 주워?왔는데, 첨엔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토끼가 뛰어다니면 내가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내가 집에 있으면 늘 데리고 놀고 괴롭히고, 장난을 치곤했는데, 이 녀석이 어찌나 잘 크는지 가둬놓은 우리에서 계속 뛰쳐나오고;;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뒀는데 플라스틱을 갉아서 구멍을 내고 튀어 나오고 베란다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털도 많이 날리고 해서 엄마가 결국 산에 풀어주기로 했다. 아-아- 어제 엄마가 토끼를 버리고?왔는데, 텅빈 토끼장을 보니 이상하게 눈물이 나서 혼자 방구석에서 펑펑 울어버렸다. 그렇게 정들었는지 몰랐는데, 그래도 학교갔다오면 엄마 아빠 밥 먹은건 안궁금해도 토끼가 밥을 먹었는지는 늘 물어보곤 했는데, 그런 녀석이 없으니 마음 한구석이 아파온다. 요 몇일 사이에 날씨도 추워졌는데, 우리 토야가 험난한 야생에서 부디 얼어죽지 않고, 다른 동물에게 잡혀 먹지 않고 잘 살아있길 바란다.

 

말리를 보니, 우리 토끼가 말썽 부리는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다시 데리고 올 수도 없고....보고싶다, 우리 토야...

 

책의 주인공 말리는 약간 '모자란'개다. 말리는 죽을때까지 주인에게 길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성심 하나는 대단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분명 개가 죽을때의 모습까지 나오겠거니...했는데, 막상 말썽꾸러기 말리가 죽을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도서관에서 읽으며 혼자 훌쩍거렸다. 난 분명히 동물을 무서워 하는 사람인데, 정말 슬펐다. 한번도 개를 길러본적이 없지만, 주인 존과 제니, 그리고 세 꼬마들의 심정이 이해가 될 듯했다. 역시, 우리 토야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마지막에 눈물을 좀 흘리게 되겠지만, 말썽꾸러기 말리 이야기는 칼럼리스트인 존 아저씨가 너무나 재미있게 글을 써내려가는 바람에 너무 재미있기도 했다. 말리와 존네 가족이 벌렸던 그 수많은 전쟁들이 너무 유쾌했기에 말리의 죽음을 예상했지만 더 슬펐으리라!

 

난 우리 토야 덕에 더이상 동물을 무서워 하지 않게되었다. 애완동물에 대해선 약간은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난, 알러지가 있어 동물이 털 빠지는것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치만, 이제는 아니다. 내 알러지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깟 재채기를 백번쯤 하는것보다 애완동물이 주는 행복감은 더욱 크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말리처럼 말썽꾸러기 말고, 좀 얌전한 녀석으로다가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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