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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Wedding Sketch D-100
이윤희 그림, 임유란 글 / 행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내 인생에서 결혼이란 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고, 아직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헌데, 2006년이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나는 부모님의 끝 없는 잔소리를 들어야한다. 아침에 눈 뜨면 철수도 없는게 퍼질러져 잠만 잔다 그러고, 늦게 들어오면 또 여자친구들이랑 같이 있었냐고 물어온다. 최근엔, 오죽하면 결혼정보회사에 등록 해줄까?라는 아빠의 농담도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몇살이냐고 물어온다면, 당당하게 아직 파릇파릇한 스물 셋!입니다. 라고 말하고싶지만, 은근히 늘어나는 팔자 주름과, 눈밑의 주름을 보며 스물셋이 어린 나이만은 아니구나 싶다. 그렇다. 내 나이는, 옛날같았으면 시집가서 애도 낳았을 나이였던 것이다. 그런 내가, 철수 없는 밤을 외로이 보내며 이 가을을 보내고 있다. 흙흙......................ㅠㅠ
아무튼 그렇게도 외로운 나!이지만, 그래도 요즘엔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문득 문득 하게된다. 남들이 보기엔 뭔가 대단히 열심히 사는것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사실 내 마음속은 아직도 우리집의 철딱서니 없는 막내둥이일 뿐이다. 그런 내가 시집을 가게된다면, 한 가정을 꾸리고 살림을 해나가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면.... 아, 상상만 해도 두렵다. 아직은 부모님 그늘밑이 좋은 스물 셋의 어리광쟁이이다.
철수도 없는 주제에 이런 책 읽고 있으니 조금은 우습지만, 뭐 이런 간접적인 경험도 있어야 막상 내가 결혼을 하게될때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될 것 아니겠는가?! 결혼 100일 전부터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혼수라든지, 결혼 직전 신부의 감정상태라든지 아무튼 표현도 좋고, 재미있게 잘 써내려갔지만, 만약 내게 책을 사서 보라고 한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만한 책이다. 아직도 내게 결혼이란 주제는 너무 멀기만한 주제일까?! 그래도, 곧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춰보면서 마음 정리하는것도 좋을 듯하다. 결혼을 앞두고, 책이 손에 잡힐까?! 하하하, 신부가 되면 어떤 기분일까?! 내게도 너무 먼 미래가 아니기를, 그리고 너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