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작년에, 보통의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를 읽다가 집어던졌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아니면 작가만의 독특한 생각인지, 보통식의 사랑은 싫다. 지나치게 이성적인 사랑. 난 그런거 싫다. 감성적이고 싶은데 너무도 이성적이며 철학적이며 논리적이라 싫었다. 책을 읽어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땐, 사랑을 잃은 후였다. 내 사랑을 모두 잃었는데 어느 책인들 눈에 들어왔을까 싶지만, 그래도 도저히 안 읽혔다.

헌데, 이 책도 안 읽혔다. 역시나 또 한번의 사랑을 잃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런 얘기가, 변함없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철학적이고 분석적인 이런 이야기들은 여전히 내 감흥을 끌지 못했다. 독특한 구성과,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높이 사는 바이지만, 어쩐지 나는 너무 따분하게 느껴졌다. 역시나 사랑을 잃어버린 내 마음에 문제가 있는걸까...??

 

 

 

이렇게 마음에 드는 구절이라도 없었더라면 이 책을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것이다.

 

*활기찬 얼굴들로 둘러싸인 자리에 앉아 있어도 고독은 멈추지 않았다.

*행복이란 즐거운 상태가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

*사랑과 전쟁에서는 모든게 정당하다고들 말하지.

*솔직함(무례함과는 습자지 한장 차이)

*연애 인플레는 견딜 수 없었다. 유혹의 도박판에서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났다.

*그 남자에게 손을 내주었던 그녀의 감정과 그 손을 잡은 그 남자의 감정이 무서울 만치 달랐음이 분명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과 안에 감추어진 의도 사이에 부도덕한 간격이 있다는 사실도.

*내가 겁을 먹어도, 고민이 있어도, 신경이 날카로워도 날사랑해줘요. 내가 잘하지 못해도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해줘요.

*시간이 흐르고 운이 나쁘면 그녀는 아래의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었다.

a)외모

b)직장

c)돈

d)능력

그래도 자신은 남게 될 터였다. 그래서 사랑의 동기에서 그런 기준은 배제하고 싶었다. 그녀의 존재에 부차적인 것들이니까. 그것들은 그녀의 통제 밖에 위태롭게 존재했다. 지금은 매력적일지라도 어느 날엔가 사라질 것들이었다 - 더불어 그녀를 사랑하던 이도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