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낮에 마신 커피 때문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 때문인지 쉽게 잠에 빠져들지 못해 아침부터 피곤했고, 귀에 꽂힌 이어폰에선 다이나믹 듀오의 “불면증”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내 무릎팍엔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의 “그녀가 잠 못드는 이유가 있다”가 펼쳐져 있다. 묘한 조합에 슬며시 웃음이 나면서 그녀가 왜 잠들지 못했는지를 궁금해하며 빠르게 읽어나갔다.




책을 모두 다 읽은 지금, 어쩐지 마음이 뒤숭숭하다고나 할까?! 분명히 재미있게 읽어나갔는데 책을 덮고나니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울적함이 묻어 있다고 할까?! 그리고 읽는 내내 이 작가, 혹시 여자 김영하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김영하가 쓴 글이 있어 살짝 당황했다. 김영하의 단편집에게서 받은 느낌을 또 받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느낌을 이 젊은 여작가가 주더라. 독특하면서도 유머러스하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 나를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각을 선사해주는...! 이 젊은 여 작가, 매우 마음에 든다!




<종이 물고기>에선 허를 찌르는 반전에 웃었고, <노크하지 않는 집>에서, 주인공이 열쇠집 아저씨를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간, 1,2,4,5번집 여자들의 방은 모두 똑같았다고 이야기 할 때,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나는 편의점에 간다>에선 누군가 사생활에 대해 물어오면, 아예 가버리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또, 각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인간 내면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서술해 나간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다. 무릎을 탁!치며 "이거, 나도 이러는데...사람은 다 똑같이 사는가보다..."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보통 사람들의 내면을 아주 잘 다룬것 같다. 아무튼, 두 개의 단편을 빼고는 모두 마음에 들었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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