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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크리스마스 1
카마타 토시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리드북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다리의 상처, 마음의 상처. 상처투성인 내가 좋다.
*가끔은 혼자서 울고 싶을때도 있다. 손수건 따위 아직 건네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좋아하려고 최면을 걸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른이 될 수록 인생이 손바닥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이 보여.
*노리코도, 아야도, 켄도 화살표없는 삶을 걸어가고 있는건 마찬가지다. 어렵다. 나를 끌어가는 일, 나를 떠밀어 가는 일...
*타인에게 상처 입히는것이 두려워서 자기 행복을 포기하는건 옳지 않다.
*행복속에 불쑥불쑥 불행이 있는거랑, 불행속에 불쑥불쑥 행복이 있는거랑, 어느쪽이 좋아?
*당신은 간단히 넘어가지 않는 대상에게 필사적이었을뿐이예요.
"당신, 사람을 진짜로 좋아해본적 있어요? 뭔가를 해줘야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요? 좋아하고 사랑한다는거, 그런건 그 사람만으로 되는거예요. 그렇게 서로에게 스미는거라구요. 자기 인생을 상대에게 부딪쳐버리는것, 상처입고 상처입히기도 하면서 잊을 수 없게 되는것. 너무 소중해서 아프고 안타까운 그런거예요. 그런적 있어요, 당신?"
이 글귀를 보고선 읽고 싶어졌다. 어떤책인지도 모르면서 단숨에 책을 구해서, 단~숨에 두 권 모두를 읽어냈다. 읽다보니 알게된 사실인데, 어쩌면 다른 모든 이들은 알고 있었던 사실을 나만 몰랐던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책. 영화 <싱글즈>의 원작이었다...;; 영화 <싱글즈>를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을 봤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본 영화였는데, 원작이 일본 소설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노처녀들의 심정을 잘 그려낸 영화의 원작이 일본 소설이라니, 사실은 조금 아쉽다...! 어쨋든, 본디 원작이 있는 영화는 책부터 읽은후에 영화를 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말, 이해할 수 있겠다. <싱글즈>의 원작인것을 모르고 볼때는 주인공의 인상착의도 생각해보고, 이것저것 상상하면서 읽게되어서 그 재미가 제법 쏠쏠했는데, <싱글즈> 원작.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고 나자, 결말이 어떨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지 머릿속에 절로 떠오르고, 주인공들이 하는 행동들이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로 자꾸 떠올라서 별로였다. 영화를 보지 않고 먼저 이 책을 봤다면 훨씬 재미있었을껄. 아쉽다.
어찌되었든, 책은 기대했던것보다 별로였지만, 매우 좋아했던 영화인 <싱글즈>의 원작을 봤다는것에 만족해야지. 싱글즈하니까 내가 정말 좋아했던 장진영의 대사가 생각난다.
그가 사라지는 순간 모든게 불안해졌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과연 우리 둘은 결혼까지 갈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일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아직 아무일도 안 일어났다는 것이며,
일어나봤자 지가 문제일 것이고,
문젠 반드시 해답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