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이승복 지음 / 황금나침반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나의 책 읽기는 소설로부터 시작했다. 아주 어렸을때 창작 동화니, 전래 동화니, 하는 종류의 책들을 좋아했었다. 그 이후로 중, 고등학교때도 늘 소설만을 고집해왔는데, 요즘엔 이런 종류의 에세이가 너무 좋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 더 좋다. 진짜 작가들에 비해 글솜씨는 조금부족하더라도 진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를 어떤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고서 솔직하게 나타낸다. 이런 에세이들은 픽션이 만들어낸 그 어떤 감동보다도 더 큰 감동을 준다. 허구가 아닌 진실이기게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희망을 얻는다.



꽤 오래전부터 이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읽고 싶었으나, 책이 내 손에 닿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가 우연치 않게 내 손으로 들어왔다 . 첫페이지부터 나는 훌쩍 훌쩍 울기 시작했다. 사고가 났을때를 너무도 덤덤하게 써내려간 글들을 보면서 눈물 콧물 다 빼가며 울어댔다. 내 일은 아니지만 꼭 내가 다친것 마냥 내 턱이 마루바닥을 찧은듯 저릿하게 아파왔다. 그렇게 울며 읽다보니 슈퍼맨 닥터리는 어느새 성공을 해 자신을 자랑스럽게 표현해내고 있었다. 성공이라는 것이 그가 의사여서만은 아니다. 체조선수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사지마비를 극복해 스스로를 이긴것 뿐 아니라,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많은 환자들과, 신체중 어느 한부분 아픈 곳이 없지만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마음의 장애자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따가운 시선을 거둘 필요가 있다. 물론, 나 역시도 쉽게 고쳐지지는 않지만 슈퍼맨 닥터 리같은 사람이 한국에서도 나오려면 반드시 그런 시산들이 고쳐져야만 하겠다.

서면 롯데백화점 후문쪽으로 가면 겨울이면 귤을 팔고 있는 아저씨가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소아마비 같아 보였다. 목엔 삐뚤빼뚤하게 쓴 "5개 천원"이라는 글씨를 목에 걸고 있다. 항상 그분을 보면 나는 귤을 사곤 했었다.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몸으로 장사를 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뿌듯하고, 마음 한켠이 뭉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이 스스로를 안으로만 밀어 넣지 말고, 조금은 용감하게 밖으로 나와주고, 그리고 밖으로 나온 그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오늘도 서면의 그 길을 지나왔으나 어쩐 일인지 아저씨는 안보였다. 귤을 다 팔고 일찍 집으로 돌아가셨으면...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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