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독립 - 인생의 성공률을 최고로 높이는 황금 법칙
가와사키 히로시 지음, 황소연 옮김 / 넥서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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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별거 없다. 개인 사업을 하라고, 그것도 35살이 되기 전에... 그 전까지는 회사 생활 하면서 기본 자금을 모으고, 그 뒤부터는 개인 사업을 하라고 하는 내용이다. 사실, 책속에 나온 이야기들은 내가 우리 아버지를 대략 20년간 지켜본 내용과 비슷하다. 나는, 책에서 얻을 수 없는 간접 경험을 했다.

우리 아부지는 꽤 큰 사업을 하고 계신다. 환경관련 사업이라 어느정도 미래도 보장되어 있고, 겨울은 좀 비수기지만, 수입은 나의 상상을 초월하더군. 

아버지가 사업을 시작한건 내가 갓 태어났을떄. 천막치고 공장을 운영하셨지만, 지금은 김해에서 2천평이 넘는 회사를 운영하신다. 직원은 많지 않지만, 최소 인원으로 최대의 이익 창출을 하고 계신다. 우리 집의 형편이 많이 좋아진 것은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부터니 이제 겨우 10년 정도 되었다. 작가의 표현대로 사업을 하다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듯 하늘 꼭대기로 올라갔다가 10원 한푼이 아까울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우리 아버지도 그랬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정도였을때도 무지 사업이 번창하여서 공장도 늘리고, 사무실도 새로 차렸고 아빠는 썬텐이 심하게 된 까만색 그랜져를 몰고 다녔고, 엄마도 취미 생활 즐기고, 어릴때 형편이 어려워 못했던 공부도 하시곤 했었다. 어쨋든 그때 무지 행복했으나, IMF가 다가왔다. 우리집도 여느 집들과 다름없이 힘들어졌었다. 결국 부도를 맞아서, 우리 회사도 부도가 났고, 본의 아니게 부모님은 도피를 하시고, 이산 가족 생활을 하게 됐었다. 엄마 아빠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채 고모댁에서 학교를 다니곤 했었다. 나는 그때 용돈을 주시는 고모를 향해 밝게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정말 많이 울었다. 길을 지나다가도 눈물을 뚝뚝 흘렸고,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나는 크면 절대 이런 일 없게 부자가 될꺼야. 라고 다짐했었다. 나쁜일은 겹쳐서 일어나는 건지 어떻게 된건지 그렇게 정신 없던 상황에서 삼촌도 돌아가시고, 막내 고모와, 4째 외삼촌은 우리 집을 배신하고 회사에 있던 각종 자재들을 다 팔아먹고...아무튼 우리 가족뿐 아니라, 온 친척들이 모두 만신창이가 됐었다. 지금도 우리 아버지는 어금니를 모두 새로 해 넣고, 잇몸이 약해져서 부분틀니도 하신다. 그때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너무 이를 악물어서 그렇게 되셨다. 그떄 엄마가 몰래 살짝 모아둔 돈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도 없었을꺼다. 아빠는 큰소리치기 잘하고, 소소한 돈관리는 잘 못하시는 편이라 엄마는 항상 뒷돈을 차고 있었다. 살면서 분명 힘든 날이 오리라 생각해서 모아 둔 것이었는데, 그 돈으로 재기해서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떈, 정말 힘들었다. 나도, 우리 오빠도 일요일마다 아빠 회사 가서 먼지 뒤집어 쓰고 일도 많이 해댔었다. 나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나는데, 직접 그 모든 일을 겪으신 아빠, 엄마는 어땠을까. 엄마는 오죽하면 KBS[그것이 인생이다]보면서 자기도 출연하고 싶다고 하고, 평생 소원이 자서전 내는 것이라고 하니말이다...

이제, 아빠는 다시 까만색으로 썬텐이 된 신형 그랜져를 타고 다니고, 아빠 엄마 모두 골프도 치러 다니고, 각종 모임에도 자주 나가시고, 여행도 다니게 되었다. 다 젊었을때 고생한 덕 아닌가. 물론, 그 덕에 집과 회사를 지키는 오빠랑 나는 쬐끔 힘들지만, 뭐...어쩄든 지갑은 두둑해진다..!!!

아무튼, 나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는 덕분에, 인생이란 탄탄 대로가 아니라는 것을 일찍이부터 깨달았고, 힘든 경험을 많이 하신 부모님과 함께 하다보니 어린 나이에도 보고, 듣고, 느낀 바가 많다. 22년, 아니 이제 23년 인생 살면서 가와사키 히로시라는 이 작가가 경험한 일들을 바로 내 눈앞에서 지켜보고,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이런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을 만큼 내겐 피부에 와 닿았던 일이다. 그야말로, 경영 수업을 어릴때부터 받게 된 것이다. 경영자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다.

앞으로 12년 뒤. 35살의 서유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정말 경영자가 되어 있을까? 세상이여, 날 지켜봐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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