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너무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유치하고, 진부한 사랑타령.

하지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별과, 나이, 국가를 불문하고 세상 사람들 누구나가 한번쯤은 겪고 지나가는 사랑. 사랑.

세상 어디에서든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늘 재미있고, 소설이든 영화든 미술이든 노래가사든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바로 그 진부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지껄이는 로맨스 소설이다. 나는 로맨스 소설 따윈 좋아하질 않았었다. 감정이 매말라서 그런건 아니었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이 유치하고, 실제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들만 늘어놓질 않았던가. 공상과학, 판타지 소설이 아니고서야 말도 안되는 상상속 인물을 억지 설정할 필요는 없다. 가령, 돈많은 왕자님과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소녀따위의 설정. 그런데 이 소설은 그렇게 유치하지도, 그렇다고 현실성이 없지도 않다. 내성적인 방송작가 '진솔'이 조용하게...아주 조용하고 잔잔하게 사랑을 이루어가는 그런 책인데. 상당히 사실적이고, 여자의 감정을 표현한 많은 부분들이 공감이 되었다.

나는. 언제쯤 저토록 아름답고도 아픈 사랑을 한번 해보려나...

괜히 울적하다.





*작가 손 떠난 글은 읽는 사람 몫인데. 본인들이 알아서 느끼겠지

*저런 사소하고 의미없는 농담에 심장이 두근거리다니 조짐이 좋지 않았다. 누구 마음대로 저렇게 바라보고 웃음을 주는거야? 나빠. 나쁘다고...

*당신이 알게되길 은연중 바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요즘 난 뭐랄까...어쩐지 용량이 꽉 차버린 느낌이어서, 사람도 그게 가능하다면 한번쯤 포멧되고 싶다는 생각 가끔해요. 깨끗하게 가슴 탁 트이면서 숨쉴수 있게.

*나한테 일기장 같은 사람이예요.

*작은 한숨이 아지랑이처럼 새어나왔다. 사람도, 사람 마음도 이렇게 낱낱이 뒤적여가며 볼 수 있다면 좋겠지. 볕을 모아 불씨를 만드는 돋보기처럼, 좋아하는 이의 마음에 누구나 쉽게 불을 지필 수 있다면 좋겠지 사랑때문에 괴로운일 없겠지.

*두 사람이 똑같이 만나도 서로 끓는 점이 다르긴 하지. 먼저 끓는 사람이 좀 손해긴 하지만.

*사랑은 부등호가 되면 안돼. 이퀄이 돼야 한다고.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마. 짝사랑 기간 길어서 좋을 것도 없고. 연애는 활력이지만, 짝사랑은 소모전이야 알지?

*아네타. 사랑이 끝나면 노래도 끝인여자.

*도망가지만 말아요. 내 인생에서

*내가 한 여자의 쓸쓸함을 모조리 구원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아.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거예요. 사는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테니까. 그런데....갑자기 당신이 문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