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아침에 눈을 떠서 나는 또 울었다. 항상 그렇다. 슬픈건지 어떤건지 이젠 알 수 조차 없다. 그래도 눈물과 함께 감정은 어딘가로 흘러간다. 


그녀를 잃는다고 하는 것은 곧 내가 본 것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도 알래스카에서도, 지중해에서도 남극해에서도,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어떤 웅대한 경치에도 마음은 움직이지 않으며, 어떤 아름다운 광경도 나를 즐겁게 하지 못한다. 보는 것, 아는 것, 느끼는 것... 내가 살아가는 것에 동기를 부여해 주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나와 함께 살아주지 않는다. 


꿈이 현실이고, 이 현실이 꿈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깨어났을 때 나는 언제나 운다. 슬프기 때문이 아니라 즐거운 꿈에서 슬픈 현실로 돌아올 때에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균열이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그곳을 넘을 수가 없다. 몇 번 해도 안되는 것이다. 





 

 

 

요즘 참 심하게 가을을 타고 있다. 가슴이 아려온다는 단어가 너무도 절실하게 내 마음속에 머무르고 있다.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할만한 상대는 없고 날씨는 점점 추워져오고만 있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을 읽으니 어찌나 더 외로운지...
그러지 않아도 마음이 공허하고 힘든데 이 책을 읽으니 더욱더 괴롭다.
나는 언제 한번 가슴시리게 아픈 사랑한번 해보나...싶기도하고, 내 사랑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은 넘치고 있는데 내 넘치는 사랑을 받아줄 만한 상대가 없으니 괜시리 짜증이 나는 상태이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이 책의 마지막 한 줄까지 읽으며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한편으로 짜증이 나기도 했다. 옆자리에 앉은 연인들은 도대체 무엇이 그리 좋은겐지 계속해서 장난질이다. 눈을 흘기다가도 웃고, 툭툭 치다가도 웃고 말다툼을 하다가도 웃는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웃게 만들었을까. 나도 웃고 싶은데...나도 웃고 싶은데...
꽤 진부한 이야기. 너무나 흔해서 읽기 조차 지겨워져 버린 이런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센티멘탈해 진 것은 가을이라는 계절 탓인지 아니면 공허함으로 가득차버린 내 심정때문인지... 참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나도 이렇게 가슴 시리도록 아픈 사랑을 할 수 있긴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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