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허삼관 매혈기. 참 많이 들어본 책이다. 그리고 얼핏 이 책의 줄거리는 가장이 피를 팔아 집안을 먹여 살리는 그런 이야기라고 들었다. 그런데 너무 슬프다. 너무 슬픈책이다. 남들이야 이 책을 어떻게 보았건 간에, 나는 참 슬프게보았다. 허삼관의 엉뚱한 면모를 보고 있을때면,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써 부끄러워 해야 할일이 무엇이고, 자랑스러워해야 할일은 무엇이며, 무엇을 숨겨야 하는지 무엇을 보듬어 주어야 하는지 모르고 행동할때가 많아서 허삼관이라는 작자가 참으로 한심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친아들이 아니라고 수십, 수백번도 더 이야기하는 첫째아들 일락이가 아플때 이틀에 한번씩 혹은 사흘에 한번씩 피를 팔아가며 상해까지 가는 장면은 진짜 눈물이 났다. 그리고 허삼관이 일락이에게 하는 말중에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니가 내 친아들이든 아니든 상관없으나 내가 죽을때 니가 조금 슬퍼하고 울어주기만 하면된다고 했던가...아무튼 그 대목에서는 울컥울컥.하면서 이런것이 부모의 사랑이구나, 효도를 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문화대혁명 시기의 부인 허옥란이 기생으로 매도되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때에 밥밑에 고기반찬을 깔아 가져다 주는 허삼관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참 슬펐다. 다 슬펐다.


나는 사실, 중문학을 전공으로 하고 싶어하는 학생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중국어도 더듬더듬 잘못하는 실정이지만, 언젠간 원서로 중국소설을 읽을 수 있길 바라는 사람이다. 후에, 내가 많은걸 배우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오늘 쓴 이 북글을 비웃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오늘의 감동과, 슬픔만큼은 그때도 잊지 않고 잘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감동을 잊지 않도록 나의 뇌가 똑똑한 뇌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