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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영수증 - Receipt Please 스물다섯살
정신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콜라 한 캔, 책 한 권이라도 사게되면 내 손에서 떠난 돈 대신에 영수증이라는 녀석이 쥐어진다. 그런 영수증을 단 한번도 귀히여긴적이 없는데, 정신. 그녀는 참 독특하게도 영수증을 모으면서 그 영수증에 관련된 생각들, 장소, 무슨 일이 있었다는 둥의 짧은 글을 적어 놓는가보다.
나도 한번 모아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독창적이지 못하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금방 실증을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멈칫거리고 있다. 대신 내가 뭔갈 모으면서 짧은 생각이라든지, 그날의 기분따위를 적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모아보기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 영수증을 모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와 그녀의 생활과 그녀의 친구들과 그리고 영수증과 함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참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과 어쩔 수 없이 쫓겨나야 했던 직장등의 일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부러워 하는...직업이 있는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 가장 자유롭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이제는 터득했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해나가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 나갈수 있는 나이. 어쩌면 요즘의 불황속에선 허황된 꿈일수도 있고, 그 나이가 되면 그 나이의 나름대로의 고민과 갈등이 있겠지만 아무튼 가장 부러워 하는 나이와 모습을 가진 그녀의 일상을 영수증을 통해 엿보았는데 그런 힘든 면마저 부럽다.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
하지만, 이 책을 사본다면 살짝 말리고 싶다. 참고로 병원의 진료 종목중 하나인 "정신과"의 영수증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의 필명이 "정신"이다. 요즘은 병원에서도 영수증을 끊어주나...?라는 생각을 했던 나같은 실수는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