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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막 7장 그리고 그 후 - 멈추지 않는 삶을 위하여
홍정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11월
평점 :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1993년에 출판되어 홍정욱이라는 자가20대 초반에 쓴 책을
서른을 훌쩍 넘겨버렸을 2004년. 오늘에서야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친구의 강력한 추천에 의해 읽게 된 이 책.
친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을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가 살아온 20여년의 인생이 그저 부럽고,
내가 살아온 20년이라는 세월이 가치없게 느껴진다.
홍정욱이라는 자와 내가 너무도 많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내 머리속에는
내가 살아온 20년의 삶에 대한
회의와, 공허함과, 허망함만이 가득차 있다.
내가 무지하다는 것과, 너무도 좁은 세상만을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며,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는 생각도...
그와 나와의 괴리감이 커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그를 동경하더라도 그를 따라 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
모르겠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서 그리고 여러 페이지를 읽어가면서
전율에 가까운 가슴 벅참을 느끼며 홍정욱이라는 자의 모험적이고
대단한 삶에 내 삶과 동일시 하던 그 느낌과,
책을 덮고 나서 나 같은 인간이 좀처럼 따라갈 수 없을 듯한
그의 지적 세계와, 사상과, 온갖 생각들...
책을 덮을 때 즈음이면 그의 삶을 통해서
나의 삶과 인생에 대해서 한가닥의 기회라든지,
인생을 뒤바꿀 수 있을 만한
어떤 획기적인 생각이나 영감이 떠오르길 바랬는데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이 느낌이 단순한 부러움인지.
동경인지.
질투인지.
나와 관계없을 듯한 삶에 대한 거부감인지...
모르겠다.
모르겠다.
----여기까진 그냥 7막 7장에 대한...아래에는 그후에 관한...
그의 삶은 멋지다.
그의 지적 능력도 존경할 만하고...
하지만 그도 결국 속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의 모습은 세상의 때가 묻은 속물로 보이지만,
그의 열정고 패기와 노력은 모두 부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