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제를 위하여 - 단편
김정은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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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만화다. 만화가 꼭 있을 법한 이야기일 법은 없지 않은가?!?2018년, 영화 배우 정우성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세상은 실로 외모 지상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이러한 시세에 걸맞추워 꽃미남/녀들을 육성하는 공립고등학교 '엘리제궁'이 설립된다. 이곳의 교장은 앙드레 김-_- 교가는 '베르사유의 장미' -_-; 한편 대통령의 아들 서진은 육군 사관 학교에 입학했으나 주근깨가 생기고 혹독한 훈련으로 떡대가 될 것이라는 주치의의 권고로 이 엘리제궁에 입학하고, 그의 보디가드이자 친구인 시후 역시 함께 전학을 온다. 점점 서진의 보디가드 역할에 싫증이 나고 있던 시후였지만, 학생 회장인 브리지트(장연실)를 본 순간, 알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어쩌면, 김정은 님은 미소년 오타쿠? 하렘을 꿈꾸는지도..^-^ 그분의 만화에는 미소년 밝힘증이 있는 캐릭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what's up 의 반장을 떠올리라!) 사실 '엘리제를 위하여'는 시작에 비해서 끝이 엉성해서 조금 실망적인 만화였지만 곳곳에 만화적 재미를 유발하는 오브제의 기능이 대단하다! 특히 브리지트가 어린 시절 서진을 만나는 장면에서 왠지 사랑을 느꼈을 것 같은 무드가 흐르지만, 정작 그에 대한 증오를 다짐하는 장면이라던지, 브리지트와 야당 총재가 계단에서 마주치는 순간, 꽃배경 위로 던져진 한 마디 '낯선 남자에게서/낯선 여자에게서...같은 증오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라는 장면이라던지! 작가의 유머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 게다가 정우성의 사진을 몽타쥬한 만화라니!터무니 없는 내용이라고 이 만화를 욕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지만 그 터무니없음 이면에 있는 날카로움을 놓치면 곤란할 것이다. '외모는 중요하다 다만...이제껏 집요하게 여성에게만 요구되어 온 것이 이제는 칼날을 돌려 아저씨..특히 그 부분에 있어 매우 뻔뻔스러웠던 정치권에 돌려진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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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몽 2
이종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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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님의 만화는 현재까지 출판된 단편집을 모두 보았다.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무척이나 깔끔한 그림체. 눈이 똥그란 캐릭터들. 그래서 더더욱 정이 가는 그들...^-^
사실, 만화가들의 첫 장편은 어딘가 허술한 면이 있게 마련이다. (하다못해 천계영 님 조차도 첫 장편 '언플러그드 보이'는 돌풍을 일으키긴 했지만, 어딘가 엉성한 플롯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스토리나 구성이 엉성할 수도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 그림체라던가 컷 나누기 등등....그런데 '시화몽'에서는 그런 것이 덜 느껴진다. 물론 아직 2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은 작품을 두고 '엉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평하는 게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세 쌍둥이 시, 화, 몽은 7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사정으로(여전히 무슨 사정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시는 미국으로, 몽은 일본으로, 화는 한국에서 자라나게 된다. 9년이 흘러, 시는 프로 레슬링을 좋아하는, 내놓라하는 대학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는 발랄한 수재로, 몽은 귀엽고 예쁜 것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귀여운 미소녀로, 화는 불같은 성격(일명 3無 상태)을 지녔지만 명상을 즐기는 차분한 소녀로 자라났다. 그리고 이 세사람은 비로소 재회를 하게 된다!쌍둥이지만 각각 전혀 다른 성격과 개성을 지닌 시화몽...엉뚱하기도 하고 솔직히 현실에는 전혀 없을법한 캐릭터들이기는 하지만 각자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앞으로 나올 3권이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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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 9
박은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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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코믹 학원물의 생명을 살려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처음 시작은 매우 기대를 갖게 했지만 왠지 성급하게 결말지어진 듯한 '불면증'과 달리, 회를 거듭할수록 지루한 게 아니라 흥미를 더해가는 '다정다감'을 보면 더욱 그것을 깨닫게 된다.
9권에서는 새로 전학온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바로 윤민, 윤진 쌍둥이 남매이다. 사실 그들이 전학을 온 이유는 바로 진이 수차례 말썽을 부렸기 때문...그래서 윤민은 교과서대로 올바른 생활을 하려고 애쓰는 가련한 캐릭터이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우리 다정다감 친구들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 그녀는 즉시 은근한 따돌림을 겪게 되는데...그러던 중 윤진과 새륜이의 충돌이 예감되고! 위기를 느낀 윤민은 새륜을 좋아하는 척 연극을 하게 된다. 그런데, 윤민에게 의외로 잘해주는 새륜을 보는 이지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마지막 장면 '정답이네~'라는 글자가 이지의 주변을 맴도는 그 장면에서는 침대에서 대굴대굴 구르며 웃었다는..^-^이제 드디어 이지가 새륜에 대한 맘을 눈치 채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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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원트 유 I Want You - 단편
원수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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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녹은 이모와 사촌 동생과 함께 살아가지만, 어느날 이모가 자살을 하자 살아갈 길이 막막해진다. 게다가 사채업자였던 이모는 남겨놓은 재산이란 거의 없고 주변인들의 태도도 냉랭하기만 하다. 하지만 변호사가 자녹에게 건네준 이모의 유언장을 받아든 자녹은 자신이 이모의 친 조카가 아니며, 자신의 출생을 밝혀줄 열쇠는 미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미국으로 떠난다. 한편 일본계 미국 소년 토모는 우연히 한국에 왔다가 울고 있던 자녹과 만난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지배하고 있는 어깨에 보라색 점이 있는 소녀를 찾으려고 한다. 미국에 무사히 도착한 자녹은 이모의 유언장에 적혀 있던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하고 토모와도 재회한다. 결국 자녹의 출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다 읽고 나서 든 의문점은 '대체 아침에 일어나면 자녹이의 머리가 자라난다는 설정은 왜 만든걸까?' 였다. 그리고 왠지 서둘러 지은듯한 바람 빠지는 결말....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원수연님은 원래 장편으로 이어갈 이야기를 성급하게 1권으로 마무리한 것 같다. 머리가 밤새 자라나는 자녹의 설정은 초반에 무언가 미스테릭한 결말을 상상하게 했건만! 출생의 비밀이라던가, 토모가 찾고 있던 보라색 점의 소녀라는 많은 갈등들이 일순간 지나치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우연과 맞물려 풀려 나가던 상황이 매우 아쉬웠던 작품.그러나 최근 그림의 날림-_-이 안타까웠던 원수연님의 공들인 듯한 그림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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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 3 - 완결
오바나 미호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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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합주부의 부장을 맡고 있는 메이는 색소폰을 분다. 그녀의 오빠는 어린 나이에 천재 작곡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나츠.(사실 그는 수많은 팬을 가지고 있고, 작곡 뿐 아니라 악기 연주에서도 큰 재능을 갖고 있다. 거기다 잘 생기기까지..-_-) 두 사람은 부모의 재혼으로 맺어진 의붓 남매이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두 사람은 따로 떨어져 나와 둘이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날 아버지의 친구 딸이라는 미소녀 멜이 호주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뜻하지 않은 동거를 하게 된다. 사실 나츠를 좋아하고 있던 메이는 나츠와 멜이 점점 가까워지자 불안해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을 축복해주기에 이른다. 하지만 결국 밝혀진 나츠와 멜의 관계는....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고, 제목도 안단테. 하지만 제목이 내포하고 있는 뜻은 '천천히 걷듯이..(였던가?)' 성격이 불같고 급한 메이를 달래주려고 오빠 나츠가 썼떤 단어이기도 하다. 이 앙상블이 우선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림은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어울리는 듯 싶었고. 하지만 이 나이에 읽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던 듯. 중학생으로서의 세상에 전부인 줄 알았던 중학생 때 읽었다면 크게 공감을 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사실 지금은 나이가 어린데도 천재적 재능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청년...이라는 설정은 이제는 다소 진부한 감이 있다. 제목과 작품의 속 사정의 미묘한 조화와 탄탄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연개성을 갖고 있는 구성 모두 괜찮았지만 그 장점이 끝까지 연결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아! 이제 와서 생각나는 건데, 읽으면서 나츠의 우유부단함에 굉장히 화가 났었다! 멜과의 관계가 드러나자 결국 메이에게 돌아올 것처럼 굴다가 다시 멜에게 돌아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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