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디 DVD 1 - 땀과 비누와 디디의 이야기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씩 환상을 보는 심땀은 현재 재수 중인 18세 소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귄 남자 친구 민사장은 예비 법대생이다. 어느 겨울날, 떡볶이 집에서 사장과 데이트를 하던 중 땀이는 차여 버린다! 사장은 '이상한 걸 보는 너를 더이상은 참을 수 없어.' 라는 말로 헤어짐을 선언하고...

곽비누와 DJ DD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이자 룸메이트 두 사람은 인생 한 번 한심하게 살아보는 게 최대 목표! DD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펑크로 차려 입고 큰아버지가 경영하는 나이트 클럽에서 DJ를 맡고 있다. 비누는 '이 녀석을 보고 첫눈에 반하지 않으면 레즈비언'이라는 말이 딱 맞을만큼 초 미소년으로 현재 백수이다. 이상형은 가슴이 큰 여자로, 그는 백화점 속옷 매장에서 발견한 D컵 브라에 연락처를 적어둔다.

자살을 결심한 땀이는 죽기 전에 실컷 놀아보자라는 심정으로 화려한 옷과 구두를 사지만 왠지 뽀대가 나지 않자 마네킹을 보며 D컵의 커다란 브래지어를 구입한다. 그리고 그 브래지어에서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그들을 만나는데... 땀이의 속눈썹이 가짜가 아니라는 걸 알고 그녀를 좋아하게 된 DD, 땀이의 큰 가슴이 뽕이라는 걸 알고 좌절하는 비누, 자신의 환상을 멈추어준 비누에게 끌리는 땀이, 비누는 땀이에게 '같이 살자'라고 제의한다!! 뜻하지 않게 한집 살림을 하게 된 세 사람은 과연...?

천계영의 새 작품 DVD!!! 오디션 이후 차기작은 SF가 될 듯..이란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는데 갑자기 왠 학원물? 했건만..-_- 환상을 보는 여주인공, 어딘가 독특한 남자 주인공들(웃음) 무언가 또 사고를 칠 것같다! 라는 느낌이...후훗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땀이와 사장이의 고등학교 회상 씬! 수학을 잘하는 땀이에게 수학 문제를 묻는 민사장 왈, '다음 페이지 문제도 좀 봐줄래? 사실 그게 제일 안 풀려' 다음 페이지에는 '나랑 사귈래?'라는 쪽지가...(므흣) 난 로맨티스트인가?!? 아님....망상쟁이? -_-

DVD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그림체의 변화이다! 오디션에 비해서 조금 날림이긴 하지만 부담스럽던 오디션 캐릭터들의 신체 비율과 비교할 때 DVD의 캐릭터들은 실제 사람의 비율과 비슷해졌다!! 즉, 짧고...-_-...굵어...졌다고나 할까? ;;;

데뷔 단편집, 장편 2(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그리고 DVD까지.. 점차 독자적인 작품의 세계를 넓혀가는 만화가라니.. 너무 존경스럽고 기대치가 크다. 구입 여부는 2권까지 보고 결정할 예정....(후후) 부디 책이나 빨랑 나왔으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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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1 - Bird Red Lie
이시영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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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빨간 거짓말... Bird Red Lie라니... 이 발칙한 영문 제목만이 아니더라도 아무 망설임 없이 책을 고를 수 있는 만화가가 있다는 건 정말이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화이트'에서부터 최근 '오후'라는 격월간 성인(!) 만화 잡지(언제 출간됐지?-_-')에 수록된 단편 3가지를 실은 이시영님의 신간- 아♡ 행복하다

'세상에 거짓말을 하고도 용서받을 수 있는 인간 중 가장 멋진 건 역시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 중 특히 말도 안되는 거짓이 더욱 매력적인 게 바로 만화란 장르!!'라는 작가의 말이 이 만화를 고스란히 설명하는 듯..

말도 안되는 상상력이지만...끝에 가선 '맞아..'하고 결국은 수긍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 특히 마지막 단편 '공상 과학 전기'는 이제 수많은 영화에서 모방하고 있는 Sixth Sense 류의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제 영화에서는 식상했던 그 반전이 만화로 보면 이렇게 새롭구나아-

그건 그렇고...책이 이쁘게 나오는 건 좋다 이거야-_-' 근데 책값이 이렇게 비싸지면..나같은 사람은 어쩌라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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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키스 Paradise Kiss 5 - 완결
야자와 아이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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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어..

비록 내가 꿈꿔 온 대로의 happy ending은 아니라도 paradise kiss만의 확실한 HAPPY ending... 처음 손을 댄 그 날 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놓는 끝까지 이렇게 나의 이성과 감성을 휘저어 놓은 '무언가'는 없었다. 생각해 보면, 새파란 유리같은 차가운 눈동자부터, 곳곳에 숨어 있는 나비 문양까지... 사랑하지 않은 게 없었는데...

아-나의 3年을 지배해왔던 PARADISE가 끝났다. 안녕 죠지- 나도 나의 PARADISE는 내 발로 찾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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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컬 오렌지 3
윤지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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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거리는 생머리, 청초한 눈매, 청순가련한 몸매, 존재 자체가가 소년의 로망이며, 소녀들 최고의 적...인 초절 미소녀 혜민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원흉인 예쁜 얼굴을 싫어한다. 게다가 폭력적-_-인 본심을 숨기고 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짝사랑하는 반장, 정연이 때문...하지만 '도도한 미소녀는 관심 없다'는 정연이의 말을 몰래 듣게 된 혜민은 크게 낙담하고 그날 늘 자신을 훔쳐보곤 하던 다른 학교 학생 장마하와 한바탕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작업맨, 마하는 결국 혜민이와 (이상한 방향으로지만) 친해지는 데 성공하고, 더이상 얌전한 아이 역할을 할 이유가 사라진 혜민이도 결국 수군덕대는 여자아이들 앞에서 폭주! 그런 이후 오히려 혜민이에게 호의적인 정연이, 끈덕지게 혜민이의 닫혀진 마음에 노크를 하는 마하, 그리고 베일에 싸인 혜민의 오빠 오신비까지...

별로라는 주변의 평을 많이 들어서인지, (게다가 슬슬 '허쉬'에 대한 재미가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손이 선뜻 가지 않던 '시니컬 오렌지' 하지만 읽고 난 이후 내 개인적 감상은 '이거, 이거, 맘에 쏙! 들잖아!!' 였다. 뭐, 말이 많은 그림체도(사실 '허쉬'보다는 날카롭긴 하지만) 허쉬류의 아동틱(!)한 스토리가 아닌 제목 그대로 '시니컬'한 미소녀를 그리려니 작가가 일부러 조금의 변화를 준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내가 이 만화를 마음에 들어한 이유는 바로 폐부를 찌르는 시니컬함. 이랄까? 워낙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데다 꼭 필요한 사람 몇명도 주변에 있으니, 더 이상 친해야 할 사람도 필요 없고 결국은 사람 대하는 법을 잃어버린 주인공이라니! 그 심정이 지나치게 잘 이해되서(미소녀의 고충이 이해된다는 건 절.절.절대 아님-_-)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버렸달까.

사실, 나 역시도 '지금 현 상태에서는' 현재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만으로 '충분하다'고 늘상 느껴온 데다, '안정되어 있다'라고 생각하는 현상태에 비집고 들어오는 타인은 이방인처럼 느껴지고 있으니까. 혜민이가 마하를 향해 느끼는 건 그럼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오묘한 감정을 물질적으로 표현해 낸 작가의 시니컬함에 박수를!!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현재 상태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는 나만의 개인적 호평이므로 태클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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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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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르슬랭 까이유는 또래들과 겉으로 보기엔 별 차이가 없지만, 툭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특징이 있다. 남들처럼 부끄럽거나 추워서 빨개지는 게 아니라,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나 할까? (오히려 빨개져야 할 상황에선 빨개지지 않곤 했으니까) 결국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된 마르슬랭은 어느날, 쉼 없이 재채기를 하는 바이올린을 켜는 소년 르네 라토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때부터 늘 함께 한다. 얼굴이 빨개지지 않고, 쉼 없이 재채기를 하지 않는 친구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간다. 두 사람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린 어느날, 마르슬랭이 시골에 다녀온 후, 르네는 이사를 가버린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두 사람은 군중 속에서 서로를 찾아낸다.

이 책을 처음 읽은 때는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약 10년 전이 아니었나 싶다. 그 당시에는 <좀머 씨 이야기>와 더불어 간단한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이 곁들여진 책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처음 읽을 때 나는, 뛰어가는 마르슬랭의 얼굴이 점점점 빨개지는 그 그림이 상당히 맘에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 지금 다시 읽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한 줄 한 줄, 그림 한 구석 한 구석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주변에 마르슬랭과 르네같은 사람들-굳이 얼굴이 빨개지거나 재채기를 해대는 '특징'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여러분이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이 있다면, 경원시할 게 아니라 꼭 안고 사랑해주고 싶은 맘을 갖게 해주는 책이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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