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의 책 《사람, 장소, 환대)에 따르면 ‘인간‘과 ‘사람‘은 다르다. 인간은 그냥 자연적 사실‘의 문제이고 사람은 사회적 인정‘의 문제라는 것. 한 ‘인간‘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며,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 (31쪽) 우리 사회가 장년층·노년층을 사회적 인정의 장에서 배제하고 있다면, 그래서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주고 삶의 의미를 생산해내는 거대한 발전소를 만든 것이라면, 그것은 단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만 할까. ‘사회적 인정’의 영역에서도 복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1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솔로몬 볼코프가 엮은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증언》(이론과실천, 2001)에 의하면, 쇼스타코비치는 작가 체호프를 열광적으로 흠모했던 것 같은데 그의 말이 이렇다. "나는 체호프를 게걸스럽게 읽는다. 그의 글을 읽으면 삶의 시작과 종말에 대해 무언가 중요한 생각을 곧 만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306쪽)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를 이처럼 간결하고 정확하게 말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를 읽고 호모 데우스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호모데우스로 발전한 인류는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데이터교를 중시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전언이 담겨 있는 활자를 읽으며, 불멸을 준비하고 불멸을 살기 위해서는 엘리트 집단으로 이루어진 호모 사피엔스들이 새로운 초인간 계급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지만, 이제는 대중의 시대가 끝나고 대중의학의 시대도 끝날 것이라는 하라리의 전언이 상생이 아니고 유전자가 강한 집단은 살아남고 유전자가 약한 집단은 퇴화한다는 결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예시가 무섭게 다가온다. 하라리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서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의 이동은 그저 철학적인 측면으로 그치지 않고 실용적인 측면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이 신을 창조한 것이 필요에 의한 것처럼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가 데이터교로 발전되고 이것은 비로소 세계를 바꿀수 있다고 가정한다. 경험하면 기록하라. 기록하면 업로드 하라, 업로드하면 공유하라는 모토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흐르게 하며 호모데우스의 필수요건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그는 마지막에서 다시 질문을 던지며 호모데우스의 긴 여졍을 마무리하며 글을 마치지만 여정은 어직 끝나지 않았다. 이전보다 훨씬 우수한 인간 모델인 호모데우스의 탄생으로 사피엔스의 여정은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인간의 마음을 다스려 더 나은 세계로의 발전은 향수적인 퇴로인지는, 아직은 사피엔스의 시대가 유효한 시간을 살고 있다. 모두가 개성을 가진 엘리트 집단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14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7
김행숙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14년으로부터 2014년을 거쳐 2020년의 마지막 달을 보내며, 총과 무기를 들고 하는 전쟁과는 다르지만

바이러스의 전쟁과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1914년의 질문이 주는 의미는 암담하다.

그래도 꿈을 꾸고 살아야 하는 나와 너, 우리들은 내일을 설계하며 한 발 한 발 꾸준히 나아가야한다.

나아가다가 사라져 목소리마저 사라지더라도, 언젠가 꿈에 홀연히 불안이 나타날지라도 물끄러미 관조할 수 있게

참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그 참담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위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문학과지성 시인선 543
김행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꿈은 열쇠를 떨어뜨리기 좋은 곳, 그리고 안에서 문이 잠기네. 안에서 문이 열리지 않으면 우리는 햇빛 속의 장님 두더지처럼 언제까지나 노란 장판 위에서 자기 그림자를 밟으며 맴맴 도는거야. 아주 오랫동안 조금씩 혀가 닳고 귀가 닳은 기분이야. - 73p, 카프카의 침상에서 부분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감정이 생기고 슬픔이 밀려오고 호올로 눈 속을 걸어 멀리 여행을 떠나게 돼요. - 115p


너는 눈이 좋구나, 조심하렴, 더 많이 보는 눈은 비밀을 가지게 된다 - 115p 눈과 눈, 부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