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있는 시간과 거리가 길수록 주고받는 말은 점점 짧아졌다. 할 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생략과 선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사건이 아니고는 걸러내는 습관이 자라났던 것이다.


윤고은 - 「 P중, <알로하> 187쪽


생략과 선별이 필요치 않은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는 어둡고 은밀하고 때론 거추장스러운 치부를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다. 딱히 이해를 구하지도 않는다. 나를 드러낼 뿐이다.


굳이 마음을 먹지 않더라도 생략과 선별이 기계적으로 작동되는 사람이 있다. 관계 속에서 이야기는 뭉텅이로 생략되고 급기야 선별이 필요치 않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리곤 그 상태는 습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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