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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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과연 이 제목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싶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나는 사실 어릴 때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책에서 처음 접했었는데 그 내용이 굉장히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왔었다. 그 후 도서관에서 이 소설을 발견하고 읽어보려 했으나 그땐 내가 너무 어렸던 탓인지 혹은 수많은 출판 버전 중 유독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였는지 아니면 두꺼운 분량에 질려버렸던건지 여튼 온전히 소설을 이해하지 못하고 덮었던 기억이 난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과 영화로 제작되었을 뿐 아니라 드라마·만화 등 온갖 분야에서 인용, 재생산 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수없이 인용되고 여러 언어로 번역/재출간 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소담출판사에서 이번에 새로이 출간되었다기에 다시금 읽어보게 되었다.


너무도 많은 매체에서 겉핥기로나마 접한 소설이니 만큼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소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스포를 밟은 상태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격이었음에도 곧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취재형식을 빌려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인물들의 시선으로 촘촘하게 전개되어 마치 실제했던 이야기처럼 몰입감을 준다.

책을 읽기전에 이 작품에 대해 내가 받았던 인상은 공포 로맨스였다.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외면하는 추한 외모의 에릭과 그런 그를 감싸안는 크리스틴 다에의 사랑이야기에 추리와 공포가 적절히 가미된 내용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크리스틴 다에의 입장에서는 (강압 받는 입장에서 당연하지만) 전혀 로맨스적인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고 심지어 에릭의 입장에서도 다에에게 품었던 그 마음이 과연 사랑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것은 에로스적 사랑이라기보다는 그저 세상으로부터 처절하게 버림받았던 에릭의 눈에 크리스틴이란 존재는 에릭이 조금이나마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줄 유일한 출구이자 빛으로 보였던게 아닌가 싶다.

<오페라의 유령>은 어떻게든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에 편입되고 싶었던 소외된 한 인간의 몸부림과 극복 과정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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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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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결정사 직원들이 여자를 헤치지 않을(?) 제대로 된 멀쩡한 남자를 찾아다니는 이야기 같은데

읽어보니 제목을 보며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내용이었지만 재밌게 읽었다.

이야기의 무대는 세계 2차대전 직후의 영국이다.

그웬은 전쟁으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충격 탓에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게 된다. 퇴원 후엔 정신병력을 빌미로 시부모에게 어린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기고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이 만남을 주선한 인연으로 결혼하게 된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그 곳에서 잘 맞지만 미스터리한 구석이 많은 여성 아이리스를 만난다. 첫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리고 쿵짝이 잘맞았던 그웬과 아이리스는 런던의 작은 사무실에서 결혼상담소 사업을 시작한다.

어느날 그녀들의 고객 중 한 명인 틸리 라살이 살해당한다. 틸리의 살인 용의자는 결혼상담소에서 틸리 라살의 파트너로 점찍어 연결해주었던 리처드 트로워. 틸리가 죽기 직전 만나기로 약속되었던 사람, 갑자기 약속을 취소했다는 결혼사무소의 직인이 찍힌 거짓편지, 살해 흉기가 발견된 곳 등 모든 단서는 리처드 트로워가 살인범이라 가리키고 있지만 그웬과 아이리스가 만났던 리처드는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 남자였다.

신문사에서 해당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결혼사무소 기존 고객들의 항의와 환불 문의가 빗발치고,

결혼사무소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가엾은 리차드 트로워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그의 무고함을 그녀들이 직접 밝혀내기로 마음먹는다.

진실을 알기 위해 죽은 틸리의 행적을 따라가던 그웬과 아이리스는 어떤 음모에 얽혀들게 되는데 …


대부분의 추리 소설들의 주인공이 남자인 것에 반해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의 주인공은 여성, 그것도 시모에게 아이를 빼앗긴 나약하고 처연한 느낌의 그웬이라는 캐릭터가 메인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귀족 집안에서 교육을 잘 받은 티가 나는, 반듯한 행동거지에 따뜻하고 정의로운 마음을 가졌으며 거친 행동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제 손으로 돈 한 푼 벌어보기는 커녕 일을 도와주는 집사와 시녀 덕에 살림도 해본 적 없으며 버스 조차 타본 적 없던 말 그대로 온실 속 화초 마냥 곱디 곱게 자라 온 그웬이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하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좋았다.

소설의 배경이 세계2차대전 직후의 영국이라 시대적 분위기가 글 속에 묻어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여기저기 부서진 거리, 배급표를 사용해서 물자를 구입해야 했고 사치품이 금지되어 있던 사회상, 양장점이나 퍼브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있어 글을 읽고 있어도 영상을 보는 듯 머리 속에 그려졌다.

아이리스와 그웬덜린 콤비가 주인공인 역사 미스터리 소설은 시리즈 연작으로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이 후 <왕실 연애사건>, <악당의 동행>이 출간되어있다니 후속작들도 몹시 기대가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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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처럼
멜리사 헬스턴 지음, 오현아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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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지만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화 되어 그녀의 출연작을 하나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헵번 이라는 이름은 친숙했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 즈음 넷플릭스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영화가 추천에 뜬 걸 우연히 보게 된 걸 계기로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다.



1964년에 개봉한 영화인지라 구시대적인 가치관을 담고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던 작품이었다.

그렇게 영화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요인에는 감각적인 연출 덕도 있겠지만 오드리 헵번 배우 개인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그동안 들어온 명성(?)에 비해 요즘 외모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리 아름다운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어느새 나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반세기 이후의 시청자도 사로잡을만치 매력을 뿜어내는 헵번은 그녀 자신의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배우였던 모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동경했으며 이미 오드리 햅번을 닮고자 하는 자기계발서들이 수없이 많이 출판되어있었다.

이 책 <오드리 헵번처럼>은 <워너비 오드리>라는 책의 개정판이다.

오드리가 생전 했던 인터뷰, 그녀 주위 사람들의 눈으로 본 그녀의 모습, 오드리가 출연한 작품들의 비하인드 에피소드 등을 통해 오드리의 삶과 가치관을 재조명한다. 


짤막한 챕터로 수월하게 넘어가는 페이지 구성은 짬짬이 여유가 날 때 가볍게 집어들어 읽기에 좋다.

중간중간 삽입된 매력적인 펜선의 삽화는 덤이다.

<안네의 일기> 속 안네와 같은 나이에 같은 상황을 겪었던 오드리는 전쟁 중 어두운 지하실에서 발레 공연을 하며 레지스탕스를 위한 자선모금을 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 발레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으므로 순전히 경제적 이유로 시작했던 연기 생활 중 감독의 눈에 들어 탑스타의 길을 걷게 된다. 욕심없이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하고 성실히 해냈을 뿐인 그녀는 고독을 즐기고 사랑을 베풀 줄 알았으며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않고 자신만의 기준와 신념으로 행동할 줄 아는 심지가 곧은 여성이었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치고 힘든 삶에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들기에도 좋은 책 같다. 가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나 의구심이 들 때 늘 소신대로 행동하면서 사랑하는 일과 행복한 삶의 균형을 찾아내는 오드리의 모습은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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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타이거스타와 사샤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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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었던 전사들 파이어스타의 임무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소설 속에선 나오지 않았던 뒷이야기이기도 하고

활자 가득에 엄청난 페이지수를 자랑했던 소설과 다르게 만화인지라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집어들게 되었다.

이번 편에서는 숲 전체를 정복해 모든 고양이 종족을 다스리려던 야욕을 가진 타이거스타와 사샤가 어떻게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원래 집고양이 출신이던 사샤는 키워주던 켄이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켄이 이웃에게 사샤를 부탁하고 떠나긴 했으나 켄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픈 생각이 없었던 사샤는 거리를 떠돌다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먹이를 구하려 그림자족 영역 경계에 있던 사샤는 그 곳에서 타이거스타와 그 일행을 만난다. 영역을 침범해 공격당할 위기에 처한 사샤를 타이거스타가 보호해주고 그 후로 둘은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워간다.

사샤는 그림자족에게 들어올 것을 권유받지만 우연히 그림자족들의 회의를 엿듣게 되고 타이거스타가 다른 고양이들을 정복해 군림하고자하는 야욕을 갖고 있음을 알게된다. 다른 고양이들을 죽이고 싶지도, 태어날 아이들이 군인으로 키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았던 사샤는 결국 타이거스타의 권유를 거절하고 숲을 떠나게 된다.

야생고양이도, 애완고양이도 아닌 경계에 머물러 있는 사샤가 자신이 속할 보금자리를 찾아떠나며 겪는 모험들은 때론 슬프고 때론 감동적이다.

비록 처음 주인이었던 켄과 진은 떠났어도 켄의 이웃, 친구 슈누키, 떠돌이고양이 파인, 타이거스타가 이끄는 그림자족, 배의 선장 등 사샤를 돌봐줄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사샤는 당장의 안락함에만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자신이 진정 있어야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찾아나선다.

처음에는 고양이다운 귀여운 맛이라곤 없는 거친 그림체가 영 적응이 되질않아 읽어나가는데 진입장벽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샤의 모습과 어찌보면 투박하고 거칠어보이는 그림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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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클래식 - 만화로 읽는 45가지 클래식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최은규 감수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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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면 사서에 실리지 않은 민간의 야사가, 그림이라면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의 해설보다는 화가의 생애가, 드라마 내용보다 배우들의 촬영현장 비하인드가 더 흥미로울 때가 있다.

<어쩌다 클래식>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클래식 음악가들의 흥미로운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시대도, 문화도, 국적도 다르지만 음악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구경하다보면 다소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들이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온다.

글렌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정도가 내가 그나마 친숙하고 좋아하던 클래식 음악의 전부인 수준이었는데 연주자와 작곡가의 괴짜스러운 모습을 알고 나니 그 음악을 들을 때 눈 앞에 연주자의 모습과 연주 당시 분위기가 그려지는 것 같았다.

특히 글렌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같은 경우 좋아하면서도 감상하면서 섬뜩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내가 느꼈던 곡의 분위기와 굴드의 기벽이 어딘가 어울리는것 같아 재미있었다.


예술가의 뒷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감정, 기분에 따른 클래식 음악의 추천, 음악용어 해설, 여러 매체에 사용되어 우리 뇌리에 박혀있지만 그 정체를 몰랐던 클래식 곡 소개도 특유의 유머코드에 실어 전달하고 있다.

매 챕터마다 만화에서 다루었던 곡을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QR 코드가 있어 내가 잘 모르는 곡도 바로바로 찾아들으며 읽으니 클래식에 일자무식이어도 아는 척(?) 하며 따라갈 수 있었다.

만화로 쓰여져 가볍게 읽을 수 있다보니 빠르게 훌훌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웠던 <어쩌다 클래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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