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면 사서에 실리지 않은 민간의 야사가, 그림이라면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의 해설보다는 화가의 생애가, 드라마 내용보다 배우들의 촬영현장 비하인드가 더 흥미로울 때가 있다.
<어쩌다 클래식>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클래식 음악가들의 흥미로운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시대도, 문화도, 국적도 다르지만 음악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구경하다보면 다소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들이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온다.
글렌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정도가 내가 그나마 친숙하고 좋아하던 클래식 음악의 전부인 수준이었는데 연주자와 작곡가의 괴짜스러운 모습을 알고 나니 그 음악을 들을 때 눈 앞에 연주자의 모습과 연주 당시 분위기가 그려지는 것 같았다.
특히 글렌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같은 경우 좋아하면서도 감상하면서 섬뜩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내가 느꼈던 곡의 분위기와 굴드의 기벽이 어딘가 어울리는것 같아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