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처럼
멜리사 헬스턴 지음, 오현아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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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지만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화 되어 그녀의 출연작을 하나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헵번 이라는 이름은 친숙했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 즈음 넷플릭스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영화가 추천에 뜬 걸 우연히 보게 된 걸 계기로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다.



1964년에 개봉한 영화인지라 구시대적인 가치관을 담고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던 작품이었다.

그렇게 영화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요인에는 감각적인 연출 덕도 있겠지만 오드리 헵번 배우 개인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그동안 들어온 명성(?)에 비해 요즘 외모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리 아름다운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어느새 나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반세기 이후의 시청자도 사로잡을만치 매력을 뿜어내는 헵번은 그녀 자신의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배우였던 모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동경했으며 이미 오드리 햅번을 닮고자 하는 자기계발서들이 수없이 많이 출판되어있었다.

이 책 <오드리 헵번처럼>은 <워너비 오드리>라는 책의 개정판이다.

오드리가 생전 했던 인터뷰, 그녀 주위 사람들의 눈으로 본 그녀의 모습, 오드리가 출연한 작품들의 비하인드 에피소드 등을 통해 오드리의 삶과 가치관을 재조명한다. 


짤막한 챕터로 수월하게 넘어가는 페이지 구성은 짬짬이 여유가 날 때 가볍게 집어들어 읽기에 좋다.

중간중간 삽입된 매력적인 펜선의 삽화는 덤이다.

<안네의 일기> 속 안네와 같은 나이에 같은 상황을 겪었던 오드리는 전쟁 중 어두운 지하실에서 발레 공연을 하며 레지스탕스를 위한 자선모금을 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 발레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으므로 순전히 경제적 이유로 시작했던 연기 생활 중 감독의 눈에 들어 탑스타의 길을 걷게 된다. 욕심없이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하고 성실히 해냈을 뿐인 그녀는 고독을 즐기고 사랑을 베풀 줄 알았으며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않고 자신만의 기준와 신념으로 행동할 줄 아는 심지가 곧은 여성이었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치고 힘든 삶에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들기에도 좋은 책 같다. 가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나 의구심이 들 때 늘 소신대로 행동하면서 사랑하는 일과 행복한 삶의 균형을 찾아내는 오드리의 모습은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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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타이거스타와 사샤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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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었던 전사들 파이어스타의 임무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소설 속에선 나오지 않았던 뒷이야기이기도 하고

활자 가득에 엄청난 페이지수를 자랑했던 소설과 다르게 만화인지라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집어들게 되었다.

이번 편에서는 숲 전체를 정복해 모든 고양이 종족을 다스리려던 야욕을 가진 타이거스타와 사샤가 어떻게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원래 집고양이 출신이던 사샤는 키워주던 켄이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켄이 이웃에게 사샤를 부탁하고 떠나긴 했으나 켄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픈 생각이 없었던 사샤는 거리를 떠돌다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먹이를 구하려 그림자족 영역 경계에 있던 사샤는 그 곳에서 타이거스타와 그 일행을 만난다. 영역을 침범해 공격당할 위기에 처한 사샤를 타이거스타가 보호해주고 그 후로 둘은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워간다.

사샤는 그림자족에게 들어올 것을 권유받지만 우연히 그림자족들의 회의를 엿듣게 되고 타이거스타가 다른 고양이들을 정복해 군림하고자하는 야욕을 갖고 있음을 알게된다. 다른 고양이들을 죽이고 싶지도, 태어날 아이들이 군인으로 키워지는 것도 원하지 않았던 사샤는 결국 타이거스타의 권유를 거절하고 숲을 떠나게 된다.

야생고양이도, 애완고양이도 아닌 경계에 머물러 있는 사샤가 자신이 속할 보금자리를 찾아떠나며 겪는 모험들은 때론 슬프고 때론 감동적이다.

비록 처음 주인이었던 켄과 진은 떠났어도 켄의 이웃, 친구 슈누키, 떠돌이고양이 파인, 타이거스타가 이끄는 그림자족, 배의 선장 등 사샤를 돌봐줄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사샤는 당장의 안락함에만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자신이 진정 있어야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찾아나선다.

처음에는 고양이다운 귀여운 맛이라곤 없는 거친 그림체가 영 적응이 되질않아 읽어나가는데 진입장벽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샤의 모습과 어찌보면 투박하고 거칠어보이는 그림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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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클래식 - 만화로 읽는 45가지 클래식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최은규 감수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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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면 사서에 실리지 않은 민간의 야사가, 그림이라면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의 해설보다는 화가의 생애가, 드라마 내용보다 배우들의 촬영현장 비하인드가 더 흥미로울 때가 있다.

<어쩌다 클래식>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클래식 음악가들의 흥미로운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시대도, 문화도, 국적도 다르지만 음악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구경하다보면 다소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졌던 클래식 음악들이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온다.

글렌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정도가 내가 그나마 친숙하고 좋아하던 클래식 음악의 전부인 수준이었는데 연주자와 작곡가의 괴짜스러운 모습을 알고 나니 그 음악을 들을 때 눈 앞에 연주자의 모습과 연주 당시 분위기가 그려지는 것 같았다.

특히 글렌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같은 경우 좋아하면서도 감상하면서 섬뜩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내가 느꼈던 곡의 분위기와 굴드의 기벽이 어딘가 어울리는것 같아 재미있었다.


예술가의 뒷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감정, 기분에 따른 클래식 음악의 추천, 음악용어 해설, 여러 매체에 사용되어 우리 뇌리에 박혀있지만 그 정체를 몰랐던 클래식 곡 소개도 특유의 유머코드에 실어 전달하고 있다.

매 챕터마다 만화에서 다루었던 곡을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QR 코드가 있어 내가 잘 모르는 곡도 바로바로 찾아들으며 읽으니 클래식에 일자무식이어도 아는 척(?) 하며 따라갈 수 있었다.

만화로 쓰여져 가볍게 읽을 수 있다보니 빠르게 훌훌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웠던 <어쩌다 클래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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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특별한 선물 - 육필서명 필자, 강인섭 김광균 김광협 김구용 김동리 김문수 김민부 김승옥 김영태 김종길 김태규 김현 김현승 마광수 문덕수 문익환 박남수 박두진 박목월 박성룡 박종구 박화목 박희진 서정주 석용원 송상옥 송수남 신봉승 오규원 이경남 이상보 이승훈 이청준 이탄 이해인 임인수
박이도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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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김동리, 서정주, 황순원, 김승옥, 박목월, 이해인 등 48인은

한국 현대 문학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이다.

수업 시간에 만났던 딱딱한 문학사 속 인물들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교류했던 살아 숨쉬는 문인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그는 아주 소탈하고 자유분방한 성품이었다. 언젠가 동인들을 신당동 집으로 초대했다. 중국 음식을 시켜놓고 코가 삐뚤어질 만큼 거나하게 먹고 마시던 날의 기억은 나로서는 처음 경험했던 자리였다. 언젠가 서린동 낙지 골목에서 예의 친구들과 평론가 김치수 형이 합석한 자리였다. 그 무렵 대포집 등에는 드럼통에 연탄불을 놓고 영업하는 곳이 많았다. 서너 명이 둘러앉아 막걸리 파티가 이뤄졌다 … 본문 168쪽 중

편지, 엽서 같은 친필서명본에 더해 지극히 사적힌 일화까지 얹어져 그들이 가졌던 열정, 사상, 품고 있던 세계를

독자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작가들도 몇 수록되어있긴 하지만 문단의 선후배들에 대한 존경어린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책 제목처럼 나도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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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전소현.이선우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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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시절 대학 홍보 차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학교에 찾아오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 중 단연 눈에 띄었던건 한국해양대학교 학생들이었다.

하얀색 제복을 맞춰 입은 미모의 남녀 한 쌍이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나를 포함한 반 친구들 모두는 홀려버릴 수 밖에 없었다.

홍보를 위함이니 어련히 출중한 외모를 뽑았겠지만 눈부시도록 희고 각잡힌 정복과 어우러지니 그 아우라가 어마어마했다.

한동안 생전 생각지도 않았던 해양대를 갑자기 가겠다며 진로를 바꾸는 친구들도 있었으니 말 다했다.

해양대에는 여학생들도 있다는걸 당시 눈으로 직접 보았고

우리학교는 여고였던지라 여자 친구들이 해양대 입시를 알아보는걸 옆에서 구경하면서도

왜인지 나는 여성 선박기관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걸 여태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다.

막연하게 먼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남자들만의 세계라고 여겼던 것이다.

'스물 다섯 선박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무조건 이 책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의 삶 이야기를 엿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데 하물며 내가 전혀 알지못했던 대형 선박 기관사의 삶이라니!

기관사의 삶은 절대로 녹록치 않다.

배 위는 육지와는 다르게 우리가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여기는 많은 것들, 당연히 있어야한다고 여기는 것들이 없다.

뱃사람들은 때로는 의사가 되어야 하고 어쩔땐 미용사가, 가끔은 화장실 배관 수리공이 되어야한다.

기관사는 배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각종 기기들을 다루는 엔지니어 일을 하는데

40도가 넘는 찜통같은 기계실에서 얼굴에 검댕이 묻어 꺼매지고 땀으로 속옷까지 흠뻑 젖도록 움직여야한다.

집이 곧 직장이요 직장이 곧 집이기에 퇴근이랄 것도, 휴일이랄 것도 없는 업무의 연속이다.

주말이라고 배가 기동하지 않는게 아니니 어쩔 수 없이 당직을 서가며 일할 수 밖에 없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된데 '여성' 기관사의 삶은 한층 더 혹독하다.

하얀 작업복으로 생리혈이 배어나오진 않을까 몇 개월치 챙겨온 생리대가 부족하진 않을까 신경쓰이는 것 부터,

오래도록 상선은 남자들만의 일터였기에 여성을 위해 마련되어야할 별도의 시설과 제도,

어쩔 수 없이 남자들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체력의 한계 등.

선박 기관사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힘든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해내나 아무리 연봉이 높대도 절대 못하겠다 싶겠지만

의외로 책을 읽다보면 점점 그녀의 삶이 멋지고 부럽게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책 곳곳에 그녀의 기관사로서의 직업적 자부심이 묻어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살지 못했을까 반성하며 그녀의 삶을 계속 엿보고 싶어진다.

보름달이 뜨면 별들이 바다에 그대로 비친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바다는 하늘이 되고 하늘은 바다가 된다. 그 속을 지나가노라면 꼭 우주선을 타고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별 사이를 가르고 항해하는 기분이다. '환상적이다', '경이롭다' 인간이 만들어낸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박이다. - 본문 272쪽 中

활자 너머로도 승선 라이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돈 주고도 못할 값진 경험이란 말은 그냥 '고생'을 미화하고 치장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그닥 좋아하진 않았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 표현이 와닿는다.

앞으로 그녀가 계속해서 선박 기관사의 삶을 이어나갈지, 아니면 다른 진로를 찾게 될지 알 수 없으나

그 발걸음을 응원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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