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실린 김동리, 서정주, 황순원, 김승옥, 박목월, 이해인 등 48인은
한국 현대 문학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이다.
수업 시간에 만났던 딱딱한 문학사 속 인물들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교류했던 살아 숨쉬는 문인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그는 아주 소탈하고 자유분방한 성품이었다. 언젠가 동인들을 신당동 집으로 초대했다. 중국 음식을 시켜놓고 코가 삐뚤어질 만큼 거나하게 먹고 마시던 날의 기억은 나로서는 처음 경험했던 자리였다. 언젠가 서린동 낙지 골목에서 예의 친구들과 평론가 김치수 형이 합석한 자리였다. 그 무렵 대포집 등에는 드럼통에 연탄불을 놓고 영업하는 곳이 많았다. 서너 명이 둘러앉아 막걸리 파티가 이뤄졌다 … 본문 168쪽 중
편지, 엽서 같은 친필서명본에 더해 지극히 사적힌 일화까지 얹어져 그들이 가졌던 열정, 사상, 품고 있던 세계를
독자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작가들도 몇 수록되어있긴 하지만 문단의 선후배들에 대한 존경어린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책 제목처럼 나도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