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간론 - 건축환경선서 28
Van de Ven 지음, 정진원, 고성용 옮김 / 기문당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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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는 분명 뉴턴에 와서 집약된 근대 과학의 성과를 철학적으로 영유한 것인 동시에, 과학에서는 객관적 실재였던 시간과 공간을

현상과 더불어 주관 내부로 끌여들였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즉 그것은 근대 과학이 제안한 외재적인 시간 · 공간을 이제 주관의

내부에까지 끌어들임으로써, 현상은 물론 경험과 판단의 주체를 그 절대적 시간과 공간의 구조 속으로 끌어들인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러한 칸트의 시도는 근대에 나타난 다른 시도와 비슷하다. 즉 외부의 신을 인간 개개인의 내부로 끌여들인

루터의 종교개혁이나, 가치의 원천을 인간 내부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엥겔스가 "정치경제학의 루터"라고 불렀던,

애덤 스미스처럼, 칸트는 외재적인 시간과 공간을 이제 인간의 내부로 끌어들인 것이다. ─ 이진경, <근대적 시 · 공간의 탄생>,

푸른숲(1997), 33쪽

 

 

 

 

 

 

 

Henri Stierlin이 쓴 <세계의 古건축>의 한국어 번역판 제2권 416쪽에는 약 기원전 5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크이클코의 원형

피라미드(Pyramide circulaire de Cuicuilco)의 입면도 및 평면도가 실려 있다. 이 피라미드는 직경 135m에 이르는데, 이 위대한

유적은 시트레 화산의 분화에 의한 용암으로 인해 묻히고 말았다고 한다.

 

지금이야 발굴로 그저 총 4개에 이르는 원형층단만이 찾아냈지만, 그 위에 건축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의 신전의 모습을

이제 영 살펴볼 수 없는 그런 일이 되고 말았다. 마치 솔로몬왕의 신전처럼 말이다.

 

위대한 문명의 이러한 소멸된 흔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연전에 홍대 나갔다가 미술서점에 사서

가끔 탐독하는 <한국 고대 목탑의 구조와 의장 : 황룡사 구층탑>(미술문화)의 158쪽부터 164쪽에는 이 위대한 고탑(古塔)의

추정복원도가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적층구조방식을 적용한 김동현의 추정복원도(164쪽)가 맘에 들긴 하지만, 또 어느날은

세련되면서도 단아한 미가 돋보이는 후지시마 가이지로의 추정복원도(158쪽)가 더 마음에 닿아올 때가 있다.

 

특별히 잠이 안 오는 밤, 고대의 신라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는 밤이면, 삼국유사와 함께 이 <황룡사 구층탑>에 실린 여러 도판들을

보며 건축을 통해 구현한 고대인들의 공간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추정복원도 사이에서 내가 만약 정책결정자여서

임의적으로 하나의 복원도를 선택할 수 있다면 총 여섯 가지의 복원도 중에서 과연 어느 것을 초이스할 것인가 하는 무해무익한

공상에 빠지는 것이다.

 

뭐, 어느 경우나 좋다. 제발 연말이면 쓸 데 없이 보도블럭이나 뒤집지 말고 황룡사 구층탑이나 그럴 듯 하게 복원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제발, 제발, 제발 말이다.)

 

Van de Ven이 쓴 <건축공간론>(기문당) 193쪽을 보면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통해 건축가나 화가가 공간이라고 부르는 것을 창조

한다>는 멋진 말이 쓰여 있다. 이 뜻 깊은 말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이 공간은 수학적 공간이나 인식론적 공간과는 전혀 다르다.

회화나 건축의 공간은 음악이며 리듬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느 정도 우리 개념의 한계에 대응되는 것으로 인간을

해방시키기도 하고 둘러싸기도 하기 때문이다. 건축공간으로서의 가로는 그 자체가 비극적 산물이다.>

 

하나의 건축적 공간이라는 것이 인간을 해방시키기도 하고 동시에 <인간을 둘러싸기도 한다>는, 즉 <인간을 규제 혹은 규정한다>는

견해는 매우 타당하다. 즉, 하나의 공간은 하나의 존재론적 세계인 것이다─흡사 언어와 마찬가지로.

 

따라서 나는 하나의 공간은 하나의 언어라고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간 역시 하나의 존재에게 어떤 때는 공포와 전율이다. (언어가 어느 순간 그러하듯이.)

이하, 생략,

원문을 보시려면 : http://blog.naver.com/xenoblast/12004534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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