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고양이 - 도시를 누비는 작은 사냥꾼
녹스 사진, 사라 닐리 글, 한희선 옮김 / 예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필립 뒤봐가 지은 <사진적 행위>라는 책에는 <실재의 거울로서 사진><실재의 변용으로서 사진><실재의 자국으로서 사진>이라는 소챕터가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중요한 속성─즉, 거울, 변용, 자국─을 요약적으로 살펴볼 수 있죠.
 
 
그러면 이 세 가지 중에서 사진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거울>이라는 속성일 것입니다. 이 책 <사진적 행위>에는 롤랑 바르트를 인용한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오죠.  
  
 
사진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진은 편향적인 속성을 지닌 대상의 의미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는 있어도, 그 대상의 존재에 대해서는 결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 필립 뒤바, <사진적 행위>, 마실가(2004역), 98쪽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사진가가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즉, 피사체에 대한 구도, 피사체에 부여하는 빛의 양, 피사체를 올려다 보거나 내려다 보는 각도, 피사체를 바라보는 대범하거나 은밀한 시선 등의 행위 자체가 주관적이라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피사체를 선택하는 주관적인 행위인 거죠. 그것은 수많은 진실 속에서 특정한 진실을 고르는 의도된 행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진의 2차적인 속성이며, 이러한 부차적인 속성에 앞서는 것은 <거울>이라는 속성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즉, 작가가 수많은 진실 가운데 특정한 하나를 주관적으로 선택한 것이긴 하지만, 특정한 그 하나 역시 진실의 편린이라는 점은 이의가 없습니다. 즉, 히틀러를 미화하는 하나의 프로파갠더 사진이라 할지라도 고의적인 조작이 없다면 그것은 당대의 독일국민의 심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징표인 것─따라서 사진은 1차적으로 거울의 객관성을 띄게 되는 것이죠.
 
 
사진이 가진 <변용>과 <자국>의 특징은, 작가의 주관성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진실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진의 2차적인 성격은 현실(진실)의 은유라는 성격을 띄게 되는 것이죠. 이 점에서 저는 사진은 시(詩)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Post Script
 
 
1.
 
얼마전 고양이를 샀습니다. 음... 진짜 고양이가 아니고, <방랑고양이 : 도시를 누비는 작은 사냥꾼>이란 사진집입니다. 
  
   

 
△ 표지에 나온 고양이에 필이 쫙 꽃였던 거지요. 
  


 
△ 주문한 사진집이 도착하고 기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 그런데 고양이가 바라보는 쪽에 이상한 흔적이 있습니다!! 
  
  


△ 엇, 이게 왠일!! 책장에 빵꾸난 책이였군요!!
 
  
  

이하 내용은 아래 네이버 블로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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