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른 나라 민속 의상 입어보는게 늘 소원이었습니다.
지난 번에 내가 기모노 함 입어보고 싶다고 흘려 말했더니,
일본 친구들이 진짜로 일본에서 유카타를 공수해 왔답니다!
일본식 신발인 게다와 작은 주머니까지요.
당황스러울 정도로 고마웠지요.
'일억 이천만 일본인들이 드립니다.'라고 건네주는데 그대로 감동...
이 친구들 덕에 일본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아졌어요.
포토에세이에 독일 이야기로 도배해서 지루하실까봐
저의 면상 바쳐 망가진, 대고객 서비스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러분도 망가진 인물 사진 팍팍 올려주세요.
저의 유카타가 도착했다기에 특별히 앞머리까지 직접 잘랐는데
대략 어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카타 입는 거 보기보다 무척 복잡하답니다.
결국 기숙사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일본 여학생에게 SOS를 쳤죠.
그 여학생이 일본어로 된 설명서를 보고도 고개를 절래절래 젓더군요.
제 룸메까지 합세, 셋이 낑낑대면서
정식은 아니지만 대략 비슷한 모양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리본 매는게 거의 교련 시간에 시험보는 붕대 매기보다 어려웠어요.
그 와중에 일본 남자 주당들은 식탁에서 벌써 술 먹고 있었다는. ㅡ_ㅡ
100점 줬다가 한 3점 깎았습니다. ^ ^
입어본 소감은... 보기보다 시원하고 편하다는 거.
리본의 압박으로 밥을 조금만 먹어도 신호가 온다는 거.
앉으나 서나 자세가 항상 꼿꼿하게 유지된다는 거.
하지만 유카타를 입었다고 어찌 다 '마담 버터플라이'이겠습니까.
제가 다소곳이 멀쩡한 짓만 했을 리가 없지요.
저의 이름 중 '원(媛)'자가 일본식으로는 '히메'라 읽는다고 하여
우여곡절 끝에 저의 별명이 '야쿠자 히메사마'가 되었는데요,
일본 주당들이 '야쿠자 히메사마'답게 행동하라고 해서 평소대로 굴어봤습니다.

이거 입고 교토며 나라에 놀러가보는게 저의 새로운 소원이 되었습니다.
칼은 빼고... ^ ^: 작성자 : 유지원